최근들어 국제경제여건 변화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어 적절한 정책수단의
확보와 신속한 대응이 어느때 보다 절실해졌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섰는가 하면 일본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10엔대로 떨어진 반면 원화가치는 오히려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상까지 거론되고 있는 형국이어서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같은 여건변화는 국내경제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는 악재들이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정부는 휘발유 등 국내유류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교통세및 특별소비세를
인하하고, 금주중 1조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해 그 재원으로
달러매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국내물가안정을 기하는 동시에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화가치 안정을 도모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이란 점에서 이의가 있을수 없다.

그러나 그같은 처방만으로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안심하기
에는 이르다.

정부가 기대하는 정책효과를 충분히 거두기 위해서는 오히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더구나 국제유가 등 세계경제환경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요인들이 많은데다 국내경제 상황도 아직은 분명한 판단을 내리는데 애매한
요소들이 적지않다는 점에서 신중한 정책운용이 절실하다고 본다.

우선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여건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책
우선순위를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경제는 물가불안의 우려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수지가 적자로
반전되었는가 하면 성장잠재력의 배양도 절실한 과제로 대두돼 있다.

어느 것도 소홀히 할수없는 과제들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환경변화에 따른 거시정책의 틀을 재조정하고 그에 따른 정책대안
들을 재조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원칙에
입각한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지않을수 없다.

누차 지적한바 있지만 총선이 코앞에 닥친만큼 정책결정에 정치적 판단이
끼어들 여지가 적지않다.

따라서 경제논리로 풀어가려는 정부 결의가 단호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경제가 외환위기를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금융시장등의 불안요인이
상존해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가안정도 긴요하지만 동시에 국제수지 흑자기조 유지와 성장잠재력
확충도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원화가치 안정을 위해 외평채발행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외환수급
계획의 재조정 등 보다 적극적인 정책대안을 광범하게 강구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