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텍전자(주) ]

"만성적자 사업이 알토란같은 흑자기업으로"

포스텍전자(주)는 작년 3월 LG정밀에서 분사한 뒤 10개월만에 흑자경영을
이뤄낸 중소기업이다.

모든 사원이 주인정신으로 똘똘 뭉쳐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 영업활동을
적극 펼친 결과 지난해 10개월간 2백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순이익률 10%를 달성했다.

분사전인 지난 95년 30억원 적자에서 98년 79억원 적자까지 연속 적자행진을
계속하던 때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분사당시 1백명으로 출발했던 인력은 지금 1백70여명으로 늘어났다.

경남 양산시 북정동 237에 있는 이 회사에 들어서면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에
활력이 넘친다.

이 회사는 음향 영상 가전 산업용기기 등에 들어가는 스위치와 볼륨을
생산한다.

작년 3월 LG정밀에서 SV(스위치.볼륨) 사업을 맡던 종업원들이 담당사업을
인수, 분사기업인 포스텍전자로 탄생시키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LG정밀과 합병전 LG전자부품에 속했던 SV사업은 만년 적자사업으로 찍혀
있었다.

회사측은 경영개선을 위해 태스크포스 활동, 공정별 소사장제 등 여러 카드
를 써보았다.

하지만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실패했다.

이런 와중에 SV가 2000년대 회사주력사업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LG전자부품마저 지난 98년 퇴출기업으로 선정됐다.

LG전자부품은 LG정밀과 합병전 SV사업을 다른 회사로 팔거나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정리할 것을 추진했다.

이런 타개책도 모두 무산됐다.

결국 종업원이 나섰다.

전면 사업중단의 위기시점에서 SV제조관련 근로자 스스로가 뜻을 모아 회사
측에 EBO(Employee Buy Out :종업원 인수)안을 제시했다.

회사도 분사기업 형태로 SV사업을 계속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당시 1백명의 근로자가 퇴직금을 모아 자본금 16억원으로 포스텍전자를
설립했다.

지분은 직급별로 3~4%씩 골고루 가졌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SV분야의 "일인자"로 불리던 최영득(43)씨가 맡았다.

"우리가 살 길은 대기업(LG)에서 쌓은 업무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었죠"

최영득 대표는 직원들이 단합해 어려움을 이겨내고 창업원년의 흑자경영
성과를 이뤄낸 요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회사는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경영혁신 작업에 착수했다.

결재라인을 줄이고 업무재량권을 과감히 아래로 넘겼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고객과 관련된 일이라면 "선처리 후결재"로 업무를
처리했다.

다음은 "마이 머신(My Machine)"활동.

공장근무자 전원에게 생산설비별 주인을 지정, 계획적인 청소.점검을 하도록
했다.

고장.불량률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였다.

개인 인센티브제를 실시,반기별 개인업적을 평가해 업적우수자로 인정되면
월통상급여의 최고 2백%까지 상여금을 줬다.

이밖에 품질보증활동을 통해 경쟁사인 일본제품에 뒤지지 않는 품질로 고객
만족을 극대화했다.

올 1월 한국품질인증센타로부터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포스텍전자는 품질 및 수주계획회의에 협력업체 경영진을 참석시키는 등
협력업체와의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했다.

5개 협력업체의 2백여명 근로자도 같은 식구라고 생각했다.

홈 페이지(www.postec.co.kr)를 구축, "열린경영"을 구현했다.

최영득 대표는 "디지털 전자제품의 확산에 따라 정밀가공제품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기술인력 17명을 뽑고 R&D(연구개발)에 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사 4년차인 2002년에는 신제품사업비중을 50%로 끌어올리고 코스닥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이 회사의 야심한 계획에서 분사기업의 밝은 미래를
읽을 수 있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