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해야 한다. 무한한 놀이 잠재력이 있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한다. 시대에 뒤지지 말아야 한다. 안전성과
품질이 우수해야 한다"

1932년 창업한 덴마크의 세계적 장난감 제조회사 "레고"(Lego)의 창업주
올레 커크 크리스티앙센의 창업정신은 지금도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상상력 창의력개발을 사시로 삼고 있는 회사답게 요즘도 이 회사의 연구원과
디자이너들에게는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고 생산목표량도 없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재료는 물론 포장박스 팜플렛까지 무독성환경제품만
쓴다.

그런데도 2~3년전까지는 해마다 2백여종의 신제품이 쏟아져나오고 1억개가
넘는 "레고" 세트가 생산됐다.

또 전세계 어린이들이 1년동안 약 5억시간을 "레고"를 가지고 놀았다는
통계를 보면 놀랍기만 하다.

지난해 "레고"가 창업한뒤 처음으로 적자를 내고 구조조정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런데 최근에는 블록맞추기 장난감 "레고"의 원래 놀이방법을 그대로 살린
PC게임으로 변신해 여전히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게임과는 달리 폭력성도 없을 뿐만아니라 어린이들의 공간지각력
향상등 지능개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학자들의 새로운 평가다.

얼마전 미국 "포천"지의 지난 1백년동안 7대 아이디어상품의 하나로
선정됐던 "레고"가 이번에는 영국완구판매협회의 "20세기 최고의 장난감"으로
뽑혔다는 소식이다.

세계의 문명비평가들은 21세기 문명의 특징의 하나로 "레고문명"(Civil
Lego)이란 말을 지어내 쓰고 있다.

어린아이가 "레고게임"에 몰두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듯 개인이 삶의
요소들을 마음대로 결합시켜 자기도취적인 삶을 이루어나가는 것이 앞으로
올 문명의 특색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과연 그런 나르시스적 삶이 비관적인 것이 될지,낙관적인 것이 될지 판단은
아직 이르다.

장난감 "레고"의 과거 인기가 앞으로 얼마나 더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