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가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우암부두의 노조지부 승인 거부에
반발, 27일부터 컨테이너차량의 고속도로 정속운행에 돌입하자 선사와
화주들이 입항부두를 바꾸는 등 동요하기 시작했다.

운송하역노조는 1단계 투쟁으로 이날 오전 6시30분께 컨테이너차량 40여대
를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구서톨게이트로 집결시켜 노동부장관 퇴진 등을
촉구하며 집회를 가진 뒤 오전 6시50분께 경부고속도로에 진입, 40~60km의
정속운행에 들어갔다.

또 서해안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에서도 이날 오전부터 컨테이너 차량
30여대를 동원해 정속운행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현행 노동조합법은 오는 2001년 12월31일까지 같은
사업장내에 복수노조를 설립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신선대 부두와
우암부두 노조지부를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에따라 "사측인 신선대컨테이너 터미널이 운송하역
노조의 지부와 교섭을 거부한 조치는 정당한 것"이라면서 "운송하역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유관기관과 협조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노동부장관 퇴진과 부두운영사의 단체협상 등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8일부터 고속도로 전구간과 부산시내로 저속운행을
확대하고 28~30일 중 하루동안 과천정부종합청사를 방문, 차량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또 김포공항 청사에서 고위 관계자의 입출국시간에 맞춰 피켓팅시위도
벌이는 등 투쟁수위를 높여가기로 했다.

이 때문에 덴마크국적의 P&O네들로이드사는 이날 오전9시 신선대부두에
입항할 계획이었으나 파업을 우려, 감만부두로 뱃길을 돌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파업에 들어가면 신선대회사측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한다고 하나 기존 항운노조와의 노.노마찰이 우려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파업으로 선사의 운항스케줄이 잘못되면 국내 중소화주와
바이어들의 대외신뢰도가 추락하는등 연쇄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특히 신선대부두를 이용하고 있는 APL과 OOCL등 외국선사들도 하역노조의
파업여부에 불안감을 보이면서 하역부두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컨테이너선이 기항하는 우암부두의 고려해운등 5개 선사도 "노조가
파업하면 물량을 다른 부두로 이송할 수 밖에 없다"며 물류비 증가 등을
우려하고 있다.

외국적선사들의 모임인 선박대리점협회 부산지부 관계자는 신선대와
우암부두의 노사마찰이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 예측할 수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들은 정부와 노조 회사간의 대화를 통한 조기수습을 촉구했다.

운송하역노조는 지난해 12월9일 신선대부두와 우암부두에 노조 지부를
설립한 뒤 회사측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복수노조는 안된다는 노동부의
해석으로 마찰을 빚어오다 이날부터 정속운행등 실제 행동에 들어간 뒤
다음달2일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l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