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2월중에는 휘발유등 국내 석유가격이 오르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자원부 김동원 에너지산업심의관은 21일 "국제원유가가 오르기 시작
한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원화가치가 오르고 있어 현 상태에서 보면 2월중
국내 석유가격은 오히려 떨어져야 할 형편"이라며 "적어도 내달중 국내
석유류의 가격이 인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정유사 관계자들도 "석유가격을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산업자원부 분석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원유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가는 이달들어 20일까지 배럴당 평균 22.95달러를 기록, 지난해
12월 평균 23.64달러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원유가가 급등했지만 최근들어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정유사들이
매월 석유가격산정시 기초로 삼는 평균 원유도입단가는 12월보다 낮은 수준
이라는 것이다.

정유사들은 매월 25일이 지나면 지난 3개월동안의 평균 도입단가와 부대비용
등을 감안, 다음달 석유판매가격을 결정한다.

최근 원화가치가 오르고 있는 점도 석유가격안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원화가치는 지난해 12월 달러당 1천1백30-1천1백40원대에서 이달중
1천1백20원대로 떨어졌다.

정유사들이 원유수입대금을 해외에 달러로 지불하기 위해 환전할때 내는
원화 금액은 그만큼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정유사들은 이와는 별도로 지난 13일 석유류가격이 인하되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정유사들은 특정사가 가격변동폭을 결정하면 나머지 경쟁사들이
이를 따라가는 "가격추종" 행태를 보여 왔다.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경쟁과 가격인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이 물가안정을 바라고 있는 점도 어떤 식으로든
석유가격 산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2월 이후에는 안심할수 없는 상황이다.

2월중 국제원유가격이 현수준에서 떨어지지 않거나 원화가치가 하락세로
바뀌는 경우 3월중 석유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정부는 두바이유가가 현 수준보다 2-3달러 오르더라도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기록했던 최고치인 리터당 1천2백70원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