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선물가격이 폭등세로 출발해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11일 전장 선물3월물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무려 12포인트나 높은 138.00의
시초가로 출발, 투자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물가격 12포인트의 상승은 현물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 120포인트의
상승과 맞먹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뉴욕의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 이외에 이
시간대에 특별한 호재가 없었던 터여여서 시장의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시장에서는 매매주체와 매수배경에 대해 갖가지 추측및 얘기들이 나돌았다.

시장흐름을 주시하고 있던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 한명이
외국증권사를 통해 전장 동시호가마감무렵 1천계약(약 7백억원)의 신규
매수주문을 냈다.

상한가로 지정해 낸 매수주문이었다.

그런데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였던 탓에 바로 체결이 되면서 선물가격이
폭등했다는 분석이다.

거래소 시장감시부 관계자는 "주식과 연계된 매매가 아닌데다 시초가였기
때문에 시장교란등 특별한 의도가 없는 것으로 일단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증권사와 국내 증권사 선물관계자들 역시 아연 초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관계자는 "대개 매수및 매도주문이 많을 때 1천계약 정도의 주문이
나오는 일은 흔히 있다"며 "하지만 한 계좌에서 1천계약이나 매수주문을
내는 것은 드문 현상"이라고 전했다.

이런 점에 비춰 주문상의 착오가 발생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투자가와 매매중개자의 혼선으로 128인 주문가격을 138로 잘못 지정했든지
1백계약을 1천계약으로 착각해 주문을 냈다는 추정이다.

어찌됐건 138에 매수한 이 외국인은 선물가격이 곧바로 128선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10포인트 이상을 잃게 돼 이날 하룻동안 최소한 50억원을 날리게 됐고
반대로 전장동시호가에서 매도주문을 낸 투자자는 10포인트라는 뜻밖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