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성 < 파이언소프트 사장 sslee@pionsoft.com >


코스닥 증시의 활황으로 나라 전체가 들썩거리는 분위기다.

누구를 만나도 코스닥과 주식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여기에 집중돼 있다.

덩달아 아직 코스닥에 등록하지 않은 유망기업들에 대한 투자 열풍도
거세다.

일간지에 인터넷공모를 한다는 기업 광고가 넘친다.

엔젤클럽들의 투자설명회도 줄을 잇는다.

심지어 필자에게도 코스닥 등록전에 파이언소프트의 주식을 살 수 없느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벤처기업에 돈이 몰리는 이러한 투자열기는 첨단산업의 발전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정부 당국도 이러한 열기에 발맞춰 오는 3월께 제3시장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벤처기업 주식의 환금성을 보장해 줌으로써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열기를
더욱 북돋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벤처업계에선 물론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증권과는 다른 거래형식을 띠게 될 제3시장 개설에 따른
세부 방침들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제3시장의 운영과정에서 적지않은 문제들이 예상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일단 제3시장은 까다로운 등록요건이나 공시 등을 해당기업에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기업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주식가격의 변동에 따른 상응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장외시장에 오른 기업들의 주식거래량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작전" 가능성도 있다.

양도차익을 얻은 매도자에게 양도세를 징수하면 제3시장 안에서의
거래보다는 거래 당사자간 암거래가 성행할 가능성도 많다.

이러한 문제들이 생길 경우 선의의 투자자나 기업들에 치명적 손실을 입힐
게 뻔하다.

그에 따라 장외시장이 혼란에 빠져든다면 결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부 당국의 세심한 대비를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