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패션계의 주인공은 액세서리였다.

그중에서 가방과 구두는 항상 옷보다 한발 앞서 트렌드를 리드해 나갔다.

이러다 보니 웬만한 멋쟁이들은 유명 브랜드의 가방과 구두 하나쯤은
장만해놓고 있을 정도가 됐다.

프라다의 보디백(담배갑처럼 작거나 납작해서 몸에 달라붙는 형태의
실용적인 가방), 펜디의 바케트백(바케트빵처럼 옆으로 길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백), 구치의 모피백등은 일년동안 여성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들이다.

이들 제품이 날개돗힌듯 팔리자 이를 모방한 유사 디자인의 상품까지
등장해 진품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쌈지 디자인실의 이경란 실장은 "올해도 가방과 구두 등 액세서리에서
패션의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브랜드간 제품개발 경쟁이 액세서리
열풍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올 봄 핸드백 신상품의 경향에 대해 "소재로는 액세서리
송치와 쭈글거리는 에나멜, 스킨컬러의 가죽 등이 많이 쓰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카키 오렌지 핑크 등 화사한 색상과 스킨컬러가 공존한다는 게
그녀의 얘기다.

물론 화이트와 블랙도 메인 컬러로 사용되고 있다.

디테일은 자잘한 펀치를 사용한 디자인이 많다.

자수나 비즈를 달아 화려하고 여성적으로 보이는 스타일과 수술을 달아
웨스턴 스타일로 표현한 핸드백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가방의 크기는 대체로 작아졌으며 끈이 얇아진 점이 특징이다.

구두는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의 가죽과 천소재가 주류를 이룬다.

핸드백과 마찬가지로 컬러풀한 송치와 쭈글거리는 에나멜이 각광받으며
샌들의 경우 스웨이드도 많이 사용됐다.

구두 색상은 가방보다 좀 더 원색적이다.

카키 핑크 오렌지 붉은 브라운 레드 옐로 등이 인기를 예고하고 있는
색상들이다.

신발굽은 바닥에 닿을 듯 납작한 플랫슈즈부터 뾰족한 스틸레토힐, 하이힐,
두툼한 통굽까지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굽소재는 몰드창과 우레탄창이 대부분이다.

디자이너들은 하나의 몰드창으로 여러가지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데
주력했다.

다양한 색상을 사용한 라벨이나 로고 표현으로 포인트를 준 디자인이 눈에
띈다.

또 발등에 가는 끈이나 고무줄을 덧붙인 구두도 거리에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