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북관계는 어떻게 진행될까.

남북관계엔 긴장.대치와 화해.협력이 공존한다.

대화의 분위기가 무르익다가도 어느 한순간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로 돌변할
수 있는 게 남북관계의 특수성이다.

올해엔 남과 북 사이에 "좋은 일만 있었으면"하는 게 7천만 겨레의
바람이다.

주요 현안들을 통해 2000년의 남북관계를 전망해본다.

<> 서해공단 착공 =현대측은 서해공단의 유력한 후보지로 해주를 꼽고 있다.

해주가 최종 후보지로 결정된다면 현대는 해로가 아닌 육로로 물자를 수송할
계획이어서 상황에 따라선 판문점을 통과해 건설인력과 기자재 등이 수송될
가능성도 있다.

서해공단사업은 이런 점에서 과거 경제협력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남북경제협력사업의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 경수로 본공사 진척 =2008년까지 북한 신포지구에 들어설 북한 경수로
건설을 위한 본공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경수로 본공사는 1994년 미국과 북한간의 제네바 합의 이후 만 5년만에
이뤄진 성과다.

97년 8월 초기 부지공사 착공 이후 수백명의 남한 근로자들이 북한 경수로
건설현장에서 북한 근로자들과 함께 일해 왔으며 경수로 건설이 절정에
달하는 2005년께는 연인원 1만여명이 공사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남북관계 측면에서 본다면 경수로 본공사는 향후 8~9년 동안 대규모
인적.물적 기술교류로 인해 교류협력과 관계개선 증진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남북 농업교류 =남북간 농업교류는 민간차원에서 꾸준히 진행돼 왔다.

김순권 박사의 북한 옥수수개량사업은 대표적이다.

정부는 올해 이같은 대북농업지원을 보다 조직적으로, 또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가 고려중인 지원책은 반관반민 형식의 "남북농업협력 공동위원회"를
통해 북한에 대한 지원에 나서는 것.

북한에 대한 농업지원은 완제품인 쌀 옥수수 밀 등을 북한에 지원해주는
것보다 농업기술 농자재 등의 지원을 통해 자생력을 길러주는 게 북한에
도움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

농업협력 공동위원회는 비료 씨앗 농기구는 물론 농업기술까지 북한에
지원하게 된다.


<> 금강산 솔잎혹파리 공동방제 =금강산 일대에 널리 퍼져 있는 솔잎혹파리
를 방제하기 위한 남북간 공동 사업이 조만간 실시될 예정이다.

한국수목보호연구회는 이미 지난해 금강산 삼일포 지역의 3천여평에 대해
시범 방제사업을 통해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북한측에서도 수목연구회측의 방제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만큼
올해부턴 본격적인 남북공동방제사업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 이의철 기자 eclee@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