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들의 21C 진단] (1) '문화적 다원주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새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문화적 다양성"이다.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
할수록 비즈니스에서의 성공기회도 그만큼 증가할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저서 "메가챌린지"에서 21세기는
"문화적 다원주의"시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다양한 문화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위협하는게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저명한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도 "21세기 사전"이라는 저서에서
앞으로 순수한 형태의 사상이나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다양한 사상, 문화가
모자이크처럼 짜깁기된 "레고문명"(civiLego)이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레고를 조립하면서 놀듯 미래의 인류는 역사가 만들어낸
다양한 문화를 조립하면서 살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서로가 서로의 이질성에 관용을 베풀고 새로운 차이점을 권장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문화적 뒤섞임을 의심의 눈초리가 아닌
이해의 눈길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문학자들의 21세기 전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오늘날 우리는 문화적 동질성에 기반한
국민국가의 형태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 다원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며
"세계 모든 곳에서 문화적 삶의 양식과 인종 세계관 종교의 다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상이한 문화와 인종 종교에 기반한 하위문화들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다수문화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특권은 포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치학자 임마누엘 월러스틴 역시 21세기는 문화 경제 정보관계
중심의 세계질서가 정립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따라 세계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적 다원주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게 그의 전망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문화적 다원주의"를 피할 수 없는 21세기
대전환의 물결로 받아들인다.
문화적 다원주의란 말 그대로 획일적인 가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탈이념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세계는 문화를 매개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자원 확보와 문화적 복지 실현을 공동 가치로 추구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미래전망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발족과 정보통신 기술의 혁명적
발달이 촉진하고 있는 세계화 현상에 근거하고 있다.
WTO 체제는 지식 예술 교육 등 문화의 다양화를 가속화해 여러 나라에서
만든 자동차가 한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문화를 뒤섞고 다원화하고 있다.
또 첨단통신과 배급망을 통해 문화의 동시 공존 양상도 확산되고 있다.
"스시(초밥)를 먹고, 베네통 옷을 입고, 록음악을 들으며, 현대자동차를
타고 맥도널드 햄버거 집으로 간다"는 한 미국 미래학자의 말이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문화의 민족적 국가적 영토적 구속력이 약화되는 격류속에서
어떻게 세계문화와 호흡하면서 한국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느냐다.
김문조 교수(고려대 사회학)는 문화에 대한 기존 인습적 사고의 변화를
촉구한다.
세계화가 곧 서양화를 의미하는게 아니듯 맹목적인 민족주의도 문화적
낙후와 고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문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하고 유지해 나가는 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창남 교수(성공회대 신문방송학)는 한걸음 더 나아가 문화 순수주의로
부터의 탈피를 제안한다.
김 교수는 "21세기에는 특히 다른 문화의 보편적 가치와 특수성을 받아
들이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정부도 주류와 비주류, 정통과 비정통 문화가 한데 어울리는 다양성의
흐름이 21세기에 더욱 강해진다는 전제 아래 영역간 통합과 다원화에 따른
긴장과 갈등의 해소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통령 자문기구 정책기획위원회의 임혁백 교수팀은 "부국강병이 20세기
국력개념이었다면 21세기 인류국가는 국민이 얼마나 경제적 지적 문화적
경쟁력을 갖췄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폐쇄적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에서
탈피해 문화적 다원주의를 받아들이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21세기에는 과거의 가치와 질서가 새롭게 재편
되고 그 속도도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이런 변화속에서 한국 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
하지만 다른 문화의 보편적 요소를 적극 수용하는 개방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이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
할수록 비즈니스에서의 성공기회도 그만큼 증가할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저서 "메가챌린지"에서 21세기는
"문화적 다원주의"시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다양한 문화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위협하는게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저명한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도 "21세기 사전"이라는 저서에서
앞으로 순수한 형태의 사상이나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다양한 사상, 문화가
모자이크처럼 짜깁기된 "레고문명"(civiLego)이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레고를 조립하면서 놀듯 미래의 인류는 역사가 만들어낸
다양한 문화를 조립하면서 살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서로가 서로의 이질성에 관용을 베풀고 새로운 차이점을 권장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문화적 뒤섞임을 의심의 눈초리가 아닌
이해의 눈길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문학자들의 21세기 전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오늘날 우리는 문화적 동질성에 기반한
국민국가의 형태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 다원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며
"세계 모든 곳에서 문화적 삶의 양식과 인종 세계관 종교의 다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상이한 문화와 인종 종교에 기반한 하위문화들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다수문화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특권은 포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치학자 임마누엘 월러스틴 역시 21세기는 문화 경제 정보관계
중심의 세계질서가 정립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따라 세계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적 다원주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게 그의 전망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문화적 다원주의"를 피할 수 없는 21세기
대전환의 물결로 받아들인다.
문화적 다원주의란 말 그대로 획일적인 가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탈이념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세계는 문화를 매개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자원 확보와 문화적 복지 실현을 공동 가치로 추구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미래전망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발족과 정보통신 기술의 혁명적
발달이 촉진하고 있는 세계화 현상에 근거하고 있다.
WTO 체제는 지식 예술 교육 등 문화의 다양화를 가속화해 여러 나라에서
만든 자동차가 한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문화를 뒤섞고 다원화하고 있다.
또 첨단통신과 배급망을 통해 문화의 동시 공존 양상도 확산되고 있다.
"스시(초밥)를 먹고, 베네통 옷을 입고, 록음악을 들으며, 현대자동차를
타고 맥도널드 햄버거 집으로 간다"는 한 미국 미래학자의 말이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문화의 민족적 국가적 영토적 구속력이 약화되는 격류속에서
어떻게 세계문화와 호흡하면서 한국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느냐다.
김문조 교수(고려대 사회학)는 문화에 대한 기존 인습적 사고의 변화를
촉구한다.
세계화가 곧 서양화를 의미하는게 아니듯 맹목적인 민족주의도 문화적
낙후와 고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문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하고 유지해 나가는 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창남 교수(성공회대 신문방송학)는 한걸음 더 나아가 문화 순수주의로
부터의 탈피를 제안한다.
김 교수는 "21세기에는 특히 다른 문화의 보편적 가치와 특수성을 받아
들이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정부도 주류와 비주류, 정통과 비정통 문화가 한데 어울리는 다양성의
흐름이 21세기에 더욱 강해진다는 전제 아래 영역간 통합과 다원화에 따른
긴장과 갈등의 해소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통령 자문기구 정책기획위원회의 임혁백 교수팀은 "부국강병이 20세기
국력개념이었다면 21세기 인류국가는 국민이 얼마나 경제적 지적 문화적
경쟁력을 갖췄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폐쇄적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에서
탈피해 문화적 다원주의를 받아들이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21세기에는 과거의 가치와 질서가 새롭게 재편
되고 그 속도도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이런 변화속에서 한국 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
하지만 다른 문화의 보편적 요소를 적극 수용하는 개방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이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