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새 일꾼을 뽑을 제 16대 총선이 1백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정치개혁"을 앞세워 표심잡기에 나설 태세여서 후보자들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IMF체제 이후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 및 기업 전문가들
의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이 상한가를 치면서 총선 출마열기도 그만큼 고조되는
분위기다.

경제인들의 총선행보가 가장 빠른 곳은 여권의 새천년 민주신당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참신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경영인 그룹을 배치함으로써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도 세워졌다.

민주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서울권역
비례대표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상황에 따라 서울 구로에서 출마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으나 창준위 공동
위원장이란 위상에다 여성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비례대표 1순위가 될 가능성
이 높은 편이다.

곽치영 전 데이콤 사장은 수도권에서 출마지를 모색중인데 자택이 있는
경기도 일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부사장을 지냈던 전수신 삼성라이온즈 대표이사는 삼성의 기업
연고가 있는 수원팔달이나 용인지역을 희망하고 있다.

박병재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광명갑 또는 현대.기아차 연고가 있는 수도권
등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민주신당은 곽 사장과 전 대표, 박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 3인방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경영인 바람몰이"를 한다는 전략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상무를 지낸 이승엽 삼환컨설팅 대표는 이미 경기 안양
동안갑에 사무실을 내고 출마준비를 하고 있어 수도권 바람몰이에 가세한
상태다.

박상은 대한제당 사장(인천 중구 또는 계양강화갑)과 김용모 대한상호신용
금고 대표(인천 남동갑)는 인천지역에서 경영인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동부화재 사장을 지낸 김택기 태백가정법률상담소 이사장은 강원
태백정선에서, 제주도 상공회의소 부회장인 장정언 정한종합건설 회장은
북제주지역에서 당선권에 들어 있다고 신당측은 보고 있다.

벤처기업인 영입 케이스로 신당에 들어온 장영승 나눔기술 사장은 최근
사업확장에 힘쓰느라 비례대표 출마로 기울고 있다.

민주신당내 경제관료출신 5인방의 선전여부도 관심거리다.

최동규 전 동력자원부 장관은 서울 노원갑, 산업자원부 차관을 지낸
최홍건씨는 경기도 이천, 통상산업부 장관을 역임한 안광구씨는 자신의
고향인 충북 괴산에서 출마하기를 원하고 있다.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출마할 경제계 인사들의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내년 1월중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그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새로 영입될 인사중 재계인사가 다수 포함될 것"이라는 당 관계자
의 지적처럼 경제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스카우트 작업이 한창이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한나라당 공천 내정자로 거론되는게 그 예다.

자민련 김용환 의원의 동서인 이한구 소장은 김 의원이 자민련과 멀어져
있는 상태여서 한나라당행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또 포철회장을 지낸 김만제씨는 대구에서 출마할 예정이며 전 재무부
장관인 사공일씨도 한나라당이 영입을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최명수 기자 m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