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말말말...] '경제' .. "병든 기러기와 함께 갈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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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문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일뿐만 아니라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일들도
많았다.
인간의 일이 늘 그렇듯 세치 혀에서 무심코 나온 말 한마디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는 법이다.
99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이슈의 한가운데는 언제나 말이 있었다.
"쌍끌이" "묻지마"같은 신조어가 유행했고 옷로비 사건과 관련해서는
끝없는 거짓말 행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람들의 말을 통해 지난 1년동안의 사건 사고 에피소드들을 정치 경제
사회 등 분야별로 되짚어본다.
-----------------------------------------------------------------------
올해 경제계는 구조조정으로 시작해서 주식열풍으로 막을 내렸다.
구조조정이란 대수술의 결과를 연말 종합지수 1000포인트 돌파로 확인한
것이다.
구조조정의 우여곡절은 말잔치를 낳았다.
전윤철 공정위원장은 "5백마리 기러기 편대중 병든 기러기가 50마리나 되면
도저히 안고 갈수 없다"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정덕구 산자부장관도 "한국경제는 뼈대굵은 몇몇 대기업에 의해 간신히
지탱되는 골다공증 환자와 같다"고 비유했다.
최대 뉴스메이커였던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지난 2년간 주인없는 은행은
무책임 때문에 망했고 주인 있는 금융회사는 주인의 무지와 탐욕때문에
망했다"고 꼬집었다.
대우사태로 비난과 탄식이 교차됐다.
이헌재 위원장은 자신이 한때 모셨던 김우중 대우 회장에게 "회장님,
세상이 바뀌었습니다"며 압박했다.
이 위원장은 나중에 "모비딕의 에이허브 선장은 폭풍이 불때 돛을 높이
달고 흰고래를 쫓아 쾌속항진했다"며 대우의 무모한 시도를 비판했다.
점심을 햄버거로 때웠던 김 회장은 "실패한 경영인"의 대명사가 됐다.
김 회장은 임직원에 보낸 작별편지에서 "이제는 뜬구름이 된 제 여생동안
모든 것을 면류관 삼아 온몸으로 아프게 느끼면서 살아가겠다"고 토로했다.
반도체 빅딜과정에서 LG 구본무 회장은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던졌다"며
LG반도체를 현대에 넘기게 된 아쉬움을 표시했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은 "구멍가게를 하더라도 은행빚 없는 경영을
하겠다"고 애석함을 표현했다.
정부의 개혁드라이브에 대해 재계의 불만도 간간이 터져나왔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스스로들은 시장주의자라고 하지만 정부에 있는
사람들은 시장개입주의자"라고 비판했다.
김각중 경방 회장은 전경련 회장대행으로 추대되면서 "나는 벙거지 회장"
이라고 심기를 드러냈다.
추석 뒤엔 "11월 금융대란설"이 파다했다.
이헌재 위원장은 "대란설은 휴거설보다 더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IMF청문회에서 강경식 전 부총리가 "불끄러간 소방수를 방화범으로 몰수
있느냐"는 반박이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대우사태 와중에도 주부 대학생 농민 등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달려갔다.
주식시세를 보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직장인들에게 "스톡홀릭"(주식중독자)
이란 진단이 내려졌다.
전체 주식거래의 40%가 "사이버거래"로 이뤄진다.
쌍끌이조업에 빗대 기관과 외국인이 주가상승을 이끄는 "쌍끌이장세"란
말이 유행했고 이른바 "묻지마투자"는 코스닥열풍을 낳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12월1일 무역의날 치사에서 "우리는 외환위기에 빠진
나라경제를 건져냈다"고 선언했다.
개그맨 김형곤씨는 "이승만 대통령이 밥지을 솥을 준비해 박정희 대통령이
맛있는 밥을 지었고 전두환 대통령은 퍼먹기만 했으며 노태우 대통령은
누룽지까지 긁어먹었다.
김영삼 대통령이 솥마저 잃어버려 김대중 대통령이 다시 찾아왔다"고
사람들을 웃겼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일뿐만 아니라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일들도
많았다.
인간의 일이 늘 그렇듯 세치 혀에서 무심코 나온 말 한마디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는 법이다.
99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이슈의 한가운데는 언제나 말이 있었다.
"쌍끌이" "묻지마"같은 신조어가 유행했고 옷로비 사건과 관련해서는
끝없는 거짓말 행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람들의 말을 통해 지난 1년동안의 사건 사고 에피소드들을 정치 경제
사회 등 분야별로 되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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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계는 구조조정으로 시작해서 주식열풍으로 막을 내렸다.
구조조정이란 대수술의 결과를 연말 종합지수 1000포인트 돌파로 확인한
것이다.
구조조정의 우여곡절은 말잔치를 낳았다.
전윤철 공정위원장은 "5백마리 기러기 편대중 병든 기러기가 50마리나 되면
도저히 안고 갈수 없다"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정덕구 산자부장관도 "한국경제는 뼈대굵은 몇몇 대기업에 의해 간신히
지탱되는 골다공증 환자와 같다"고 비유했다.
최대 뉴스메이커였던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지난 2년간 주인없는 은행은
무책임 때문에 망했고 주인 있는 금융회사는 주인의 무지와 탐욕때문에
망했다"고 꼬집었다.
대우사태로 비난과 탄식이 교차됐다.
이헌재 위원장은 자신이 한때 모셨던 김우중 대우 회장에게 "회장님,
세상이 바뀌었습니다"며 압박했다.
이 위원장은 나중에 "모비딕의 에이허브 선장은 폭풍이 불때 돛을 높이
달고 흰고래를 쫓아 쾌속항진했다"며 대우의 무모한 시도를 비판했다.
점심을 햄버거로 때웠던 김 회장은 "실패한 경영인"의 대명사가 됐다.
김 회장은 임직원에 보낸 작별편지에서 "이제는 뜬구름이 된 제 여생동안
모든 것을 면류관 삼아 온몸으로 아프게 느끼면서 살아가겠다"고 토로했다.
반도체 빅딜과정에서 LG 구본무 회장은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던졌다"며
LG반도체를 현대에 넘기게 된 아쉬움을 표시했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은 "구멍가게를 하더라도 은행빚 없는 경영을
하겠다"고 애석함을 표현했다.
정부의 개혁드라이브에 대해 재계의 불만도 간간이 터져나왔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스스로들은 시장주의자라고 하지만 정부에 있는
사람들은 시장개입주의자"라고 비판했다.
김각중 경방 회장은 전경련 회장대행으로 추대되면서 "나는 벙거지 회장"
이라고 심기를 드러냈다.
추석 뒤엔 "11월 금융대란설"이 파다했다.
이헌재 위원장은 "대란설은 휴거설보다 더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IMF청문회에서 강경식 전 부총리가 "불끄러간 소방수를 방화범으로 몰수
있느냐"는 반박이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대우사태 와중에도 주부 대학생 농민 등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달려갔다.
주식시세를 보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직장인들에게 "스톡홀릭"(주식중독자)
이란 진단이 내려졌다.
전체 주식거래의 40%가 "사이버거래"로 이뤄진다.
쌍끌이조업에 빗대 기관과 외국인이 주가상승을 이끄는 "쌍끌이장세"란
말이 유행했고 이른바 "묻지마투자"는 코스닥열풍을 낳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12월1일 무역의날 치사에서 "우리는 외환위기에 빠진
나라경제를 건져냈다"고 선언했다.
개그맨 김형곤씨는 "이승만 대통령이 밥지을 솥을 준비해 박정희 대통령이
맛있는 밥을 지었고 전두환 대통령은 퍼먹기만 했으며 노태우 대통령은
누룽지까지 긁어먹었다.
김영삼 대통령이 솥마저 잃어버려 김대중 대통령이 다시 찾아왔다"고
사람들을 웃겼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