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을 사랑하는 소액주주들의 모임인 새롬동호회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3천2백6만5백원의 성금을 한국경제신문에 전해왔다.

어려운 이웃과 세밑을 함께 나누기 위한 마음의 표현이라고 하기에는
그 취지와 방식이 특이하다.

성금을 낸 사람들이 특정 회사를 아끼는 소액주주들 인데다 인터넷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는 점에서다.

새롬동호회(회장 최낙천)는 새롬기술 주식을 몇 주라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중 새롬의 벤처정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펜클럽 형식으로
탄생했다.

새롬에 대한 정보교류와 친목도모를 위해서였다.

www.paxnet.co.kr이라는 홈 페이지에 동호회 방을 따로 차렸다.

소액투자자들은 이 가상 공간에서 정보를 교환하면서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서는 동료애를 쌓기 시작했다.

새롬기술 같은 벤처기업의 도전정신과 창조정신을 성원하는 네티즌
모임으로 승화시키자는 의식도 키워갔다.

그런 의식이 불우이웃돕기라는 첫 결실을 맺었다.

동호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강연씨는 "새롬이 가져다 준 행운을 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같이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한 주에 해당되는 현금을 쾌척했다.

새롬기술을 좋아하기에 주식을 팔지 않고 한 주에 상응하는 돈을 직접 낸
것이다.

그렇게 모인 돈이 3천2백6만5백원.

동호회 방을 이용하는 사람은 2천명이 넘지만 1백50여명이 이번 불우이웃
돕기에 동참했다.

동참한 주주들을 정회원이라고 부른다.

새롬기술은 미국에 세운 자회사 다이얼패드(Dialpad.com)가 인기를 끌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다이얼패드는 인터넷에 접속해 마이크가 있는 PC를 통해 세계 각국에
공짜로 전화할수 있는 이색적인 인터넷 통신 서비스다.

미국에서는 회원이 하루 평균 3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전체 회원수는 벌써 1백20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에서도 1월5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된다.

www.dialpad.co.kr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국내 코스닥시장에서 새롬기술 주가도 치솟았다.

24일 종가기준으로 19만3천5백원(액면가 5백원기준).

지난달 중순만해도 불과 3만원이었던 새롬기술 주가는 자회사인 다이얼패드
의 미래가치와 성장성에 주목한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로 코스닥시장의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새롬기술은 주가조작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새롬기술의 인터넷 기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돌면서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최낙천 동호회장은 "새롬기술에 대해 여러가지 말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동호회원들은 새롬의 벤처정신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미래도 벤처기업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부회장인 김유산씨는 "동호회는 새롬을 좋아하는 네티즌들이 서로 얼굴도
모르면서 새롬의 벤처정신을성원하기 위해 모였다"며 "새롬기술의 경영진은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문인 김웅성씨는 "우리는 새롬기술 주식을 팔지 않는 장기투자자"라며
"새롬기술이 시도하는 멀티미디어 혁명이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고광철기자 gw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