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전쟁사는 19세기에서 넘어온 제2차 보어전쟁(1899~1902년)에서 출발,
최근의 러시아 체첸내전까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 1백년간 전쟁의 화염이 지구상에서 꺼진 때는 거의 없었다.

수많은 전쟁은 신무기개발을 촉진하고 무기개발경쟁은 과학문명의 발달을
재촉했다.

전쟁은 군수산업을 키웠고 군수산업은 세계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일각에서 금세기의 경제발전사를 전쟁과 군수산업의 역사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세기의 햇빛이 마지막 숨을 쉬고 있는 이 순간에도 지구촌은 내전과
국제전의 화염으로 불타고 있다.

평화가 새천년에는 가능할까.


<> 세계대전 =1914년 7월28일부터 1918년 11월11일까지 유럽을 전장으로
약 30개국이 역사상 최초의 세계적 규모의 전쟁을 벌였다.

1차 세계대전이었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연합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 동맹국의
이해관계가 전쟁원인이었다.

이 전쟁에서 9백만명이상의 인명 피해와 3천3백억달러의 전비가 들었다.

이 전쟁을 계기로 국제 정치상 유럽의 우위가 상실되었으며 반대로 미국의
발언권이 커졌다.

39년 9월 독일의 폴란드침공으로 시작된 제2차 세계대전은 유럽대륙뿐
아니라 태평양 아시아 북아프리카 등 전세계를 무대로 전개됐다.

2차대전은 20세기중 지정학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의 동서냉전이 시작되면서 세계는 동서진영으로
양분됐다.

세계의 지배력이 서유럽국가에서 미국과 소련으로 옮겨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4천만~5천만명의 사상자를 낸 제2차 대전은 인류역사상 최대이자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었다.


<> 중동전 =전쟁이 끊이지 않은 세계의 화약고였다.

이스라엘과 아랍세계, 이란과 이라크, 이라크와 쿠웨이트, 그리고 자잘한
내전들.

48년의 1차, 56년의 2차, 67년의 3차 중동전은 모두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
들간의 싸움이었다.

80~88년의 이란.이라크전은 국가대 국가전쟁으로는 금세기에서 가장 오래
끌었던 전쟁이다.

90년대 들어서는 91년에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과 연합군의 이라크진격의
걸프전이 있었다.

걸프전은 최신 전자무기들이 등장, 현대전의 개념을 바꾼 전쟁이었다.

중동전은 특히 2차세계대전을 통해 급성장한 미국과 유럽 군수업체들의
몸집을 더욱 불려줬다.

보잉 레이시온 제너럴다이내믹스 록히드마틴 에어로스파시알 등 서방
군수업체들에는 중동전장이 황금 어장이었다.


<> 내전 =금세기에 가장 빈번한 전쟁이었다.

줄잡아 30여개의 내전이 세계곳곳에서 터졌다.

그중에서도 한국전(50~53년)과 베트남전(61~75년)에는 많은 외국들도 참전,
전국토를 피로 물들였다.

한국전쟁은 쌍방에서 약 1백50만명의 사망자와 3백60만명의 부상자를 냈다.

안으로는 민족분단을 더욱 확고히 하고 밖으로는 동서냉전을 격화시키는
분수령이 되었다.

일본으로서는 전쟁특수로 고도성장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전쟁이었다.

1950년 이전의 전반부와 이후의 후반부로 양분했을때 금세기 전반부에는
러시아내전 스페인내전 중국내전 등이 있다.

후반부에는 한국과 베트남전을 비롯 레바논내전,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각국의 내전, 아프가니스탄내전, 남미의 니카라과내전, 발칸반도의 보스니아
내전 등이 발생했다.


<> 진행중인 전쟁들 =지난 95년에 시작된 러시아 체첸내전은 세기말을
앞두고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동티모르내전이 끝나자 이번엔 아체지방에서 독립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잠복중인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국경분쟁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는
사실상의 전쟁이다.

< 방형국 기자 bigjo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