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은 인터넷으로 시작해서 인터넷으로 저무는 한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인터넷 열풍이 온나라를 휩쓸었다.

인터넷이란 이름을 달지 않고는 사업을 하기 어려울 정도다.

모든 비즈니스는 인터넷으로 통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변화와 전환의 시기에는 걸출한 스타들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염진섭 이재웅 전하진 이해진 이금룡 이기형 김진호(무순).

인터넷이 올해 탄생시킨 수많은 별들 가운데 더욱 빛이 나는 이름들이다.

인터넷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이들을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네티즌
에게도 널리 알려질 만큼 유명인으로 만들었다.

올해 인터넷 비즈니스를 주도한 ''스타 7인''의 활약상을 돌아본다.

<> 염진섭(45) 야후코리아 사장 =야후코리아가 인터넷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절대적이다.

수많은 인터넷업체들의 벤치마킹 모델이자 타도 대상이다.

염 사장이 이끄는 야후코리아는 항상 앞서나간다.

지난달에는 하루 페이지뷰가 2천만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성공은 전적으로 "야후"라는 브랜드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야후"가 국내에서 현재 누리고 있는 강력한 파워는 염 사장의 공이
크다.

최근 한 여론기관에서 조사한 "10대들이 만나고 싶은 사람"에 염 사장이
인기 연예인들과 함께 상위에 랭크된 사실만 봐도 그렇다.

<> 이재웅(31)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인터넷 비즈니스업계에서 99년 MVP
를 뽑는다면 이재웅 사장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이 사장은 그만큼 올 한해 국내외를 누비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세계적 미디어그룹인 독일 베텔스만으로부터의 자본 유치, 무료 E메일
솔루션 미국 진출, "다음" 포털서비스 회원 5백만명 돌파, 그리고 코스닥
등록 후 연일 계속되는 상한가 행진 등등.

이 사장은 "야후는 다음이 물리치겠습니다"라는 도발적인 광고처럼 "다음"
을 야후코리아의 강력한 경쟁업체로 부상시켰다.

내년에는 야후를 꺾고 국내 최고의 포털서비스 업체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 전하진(41) 한글과컴퓨터 사장 ="한글과컴퓨터는 부활했다"

지난 8월 뉴욕타임스에는 이런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벼랑끝까지 내몰린 한컴은 화려하게 재기했다.

재기의 발판은 인터넷.

전하진 사장은 한컴이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알았고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하며 한컴을 그 방향으로 이끌었다.

국내 최대 채팅서비스 업체인 하늘사랑정보의 전격 인수, 웹어플리케이션
종합서비스인 "넷피스", PC방 체인망 사업인 "웹스테이션" 출범 등.

한컴은 종합 인터넷서비스회사로 다시 태어났고 전 사장은 인터넷비즈니스
의 리더가 됐다.

<> 이해진(32) 네이버컴 사장 ="네이버는 뭐하고 있지?"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야후 다음 등이 한창 바람을 일으키고 있을 때 네이버는 너무 조용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기술력과 이해진 사장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러했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네이버는 1백80도 달라졌다.

물밑에서 작업하던 역점사업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동마케팅 사이트인 "마이비즈" 개설, 사이트연합체 "시작컴" 출범,
한국기술투자로부터의 1백억원 유치 등.

"괜찮은 제휴에는 네이버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사장에 대한
궁금증은 부러움으로 바뀌었다.

<> 이금룡(48) 옥션 사장 =이금룡 사장은 언제 봐도 자신만만하고 의욕이
넘친다.

삼성물산의 잘나가는 인터넷사업부 담당 임원에서 국내 최대의 인터넷경매
업체인 옥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달라진 점은 찾아볼 수 없다.

특유의 달변으로 쏟아놓는 이야기 주제가 인터넷 쇼핑에서 인터넷 경매로
바뀐 정도.

이 사장은 지난 4월 삼성물산과 세계 최대의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의 제휴를
성사시켜 주가를 높이더니 지난 9월에는 벤처기업인으로 깜짝 변신, 업계를
놀라게 했다.

대기업에서 쌓은 20년 노하우를 벤처에 접목, 새로운 벤처모델을 보여줄
참이다.

<> 이기형(37) 인터파크 사장 =이기형 사장은 불도저를 연상시킨다.

불같은 성격과 저돌적인 업무추진력 때문이다.

이 사장은 전자상거래(EC)의 패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신규 사업에
속속 진출, 불도저같은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 7월 이뤄진 코스닥시장 등록으로 시동을 걸었다.

동아TV 인수, 북파크 게임파크 투어파크 등 전문 몰 개설, 인터넷경매 진출,
케이블TV 경매사업 추진 등등.

특히 물류구조 개선을 위한 공급망관리시스템(SCM)을 EC에 접목시킨 EC-SCM
솔루션을 내놓아 국내 유통업계에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김진호(31) 골드뱅크 대표 =인터넷업계의 "풍운아"인 김진호 대표.

유명세로 따지면 단연 으뜸이다.

김 대표만큼 언론이나 세간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사람도 흔치 않다.

또 그만큼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사람도 드물다.

평가야 어떻든 활발한 대외활동과 TV광고 첫 실시, 프로농구단 인수 등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터넷기업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킨게
사실이다.

인터넷시장에 거품을 몰고 왔다는 비난도 따라다니지만.

김 대표는 코스닥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많은 사업을 벌여 놓았다.

그의 진정한 가치는 21세기에 판명될 것이다.

<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