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중 하나가 영국의 세계최대 이동통신업체
인 보다폰에어터치다.

독일 통신업체인 만네스만을 상대로 사상 최대규모의 기업인수합병(M&A)를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인수작업의 성공여부에 따라 세계 통신업계는 또 한차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더우기 양사의 M&A에는 영국과 독일정부까지 개입하고 있어 이 문제는 양국
외교마찰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다폰은 지난 1월 미국 이동통신사인 에어터치의 인수를 놓고 벨 애틀랜틱
(미 지역통신업체)과 벌인 경쟁에서 승리, 일약 세계최대 이통업체로 발돋움
했다.

보다폰은 에어터치를 흡수함으로써 전세계 23개국에 2천8백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보다폰은 안방인 유럽에서는 입지가 약하다.

브리티시텔레콤(BT) 프랑스텔레콤 도이체텔레콤 등 거대 통신그룹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데다 이들이 이동통신부문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에맞서 보다폰이 선택한 전략이 바로 "만네스만 인수"다.

크리스 겐트 보다폰 회장은 크라우스 에제르 만네스만 최고경영자(CEO)와
그동안 비밀리에 회동, 합병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병조건이 맞지 않아 만네스만측이 협상을 중단했다.

그러자 보다폰은 지난 11월 만네스만에 대해 적대적인 M&A를 선언했다.

처음에는 보다폰이 만네스만에 대해 1천72억달러의 우호적 인수안을
제안했으나 "만네스만을 너무 저평가했다"는 이유로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보다폰은 이후 인수가를 다시 1천2백77억 달러로 높였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였다.

이렇게 되자 보다폰은 인수가를 더 높여 이번주에 세계 M&A사상 최대인
1천5백억달러를 만네스만측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애초 제시한 금액보다 4백억달러(37%)나 많은 것으로 만네스만의
경영진과 대주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