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화합] (기고) '논리적으로 푸는 노사화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상국 < 경희대 산업공학과 교수 >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로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내년 총선에 발목이 잡힌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선거에 필요한 정치자금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노사간의 갈등은 항상 있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되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노사문제를 좀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 경제가 IMF 관리체제에 빠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남들에게
팔만한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데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우루과이 라운드(UR)다.
UR는 표면에 드러난 농산물 문제 말고도 훨씬 더 의미심장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UR는 지금까지 국가별로 구분되어 있는 각국의 시장을 마치 거대한 하나의
시장처럼 통합하려는 협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전세계 모든 나라의 물건이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자유스럽게 사고 팔릴 수 있게 만들자는 협상인 것이다.
이러한 거대시장이 갖는 의미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이제는 수입품의 국제가와 국내가가 별 차이가 없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자기가 만든 물건의 가격을 자기가 결정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 두가지는 국산품의 가격과 노사관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TV크기는 29인치라고 한다.
일년반 전까지만 해도 국산 29인치 TV는 약 1백10만원에 팔렸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48만원이면 살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90만원 또는 80만원도 아닌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국산 TV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는 배경에는 바로 우루과이 라운드가 있는 것이다.
시장이 개방되기 전 일제 29인치 TV는 2백만원 이상을 호가했었다.
품질에 있어서 별 차이가 없는 1백10만원의 국산 TV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시장이 개방된 후 일제 TV가격은 불과 두달만에 75만원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때 1백10만원의 국산 TV가격이 유지될 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일이고, 결국 그렇게 해서 결정된 가격이 48만원인 것이다(특소세 하락 포함)
미래에도 외국 TV의 국내판매는 지속될 것이다.
즉 국산 TV의 가격은 경쟁력 있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지 않는 한 48만원
이상의 가격 상승은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해야 할 것인가.
그 해법은 간단하다.
이제 우리는 48만원에 TV를 팔아도 "이익"을 남길 수 있어야만 한다.
우리가 정한 가격 1백10만원으로 TV를 팔 수 있었을 때와 48만원에 팔고도
이익을 남겨야만 할 때의 경영자나 근로자 자세는 결코 같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이다.
경영합리화, 생산성의 향상, 현장에서의 끊임없는 개선운동 등은 우리
기업의 생명줄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운동들이 노사화합 없이 어떻게 가능한 일이겠는가.
이것이 바로 "논리적으로 푸는 노사화합"인 것이다.
------------------------------------------------------------------------
[ 약력 ]
<>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 위스콘신대 경영학 박사
<> 현 경희대 교수, 국가과학기술위우너회 정책전문위원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로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내년 총선에 발목이 잡힌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선거에 필요한 정치자금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노사간의 갈등은 항상 있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되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노사문제를 좀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 경제가 IMF 관리체제에 빠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남들에게
팔만한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데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우루과이 라운드(UR)다.
UR는 표면에 드러난 농산물 문제 말고도 훨씬 더 의미심장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UR는 지금까지 국가별로 구분되어 있는 각국의 시장을 마치 거대한 하나의
시장처럼 통합하려는 협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전세계 모든 나라의 물건이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자유스럽게 사고 팔릴 수 있게 만들자는 협상인 것이다.
이러한 거대시장이 갖는 의미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이제는 수입품의 국제가와 국내가가 별 차이가 없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자기가 만든 물건의 가격을 자기가 결정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 두가지는 국산품의 가격과 노사관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TV크기는 29인치라고 한다.
일년반 전까지만 해도 국산 29인치 TV는 약 1백10만원에 팔렸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48만원이면 살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90만원 또는 80만원도 아닌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국산 TV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는 배경에는 바로 우루과이 라운드가 있는 것이다.
시장이 개방되기 전 일제 29인치 TV는 2백만원 이상을 호가했었다.
품질에 있어서 별 차이가 없는 1백10만원의 국산 TV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시장이 개방된 후 일제 TV가격은 불과 두달만에 75만원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때 1백10만원의 국산 TV가격이 유지될 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일이고, 결국 그렇게 해서 결정된 가격이 48만원인 것이다(특소세 하락 포함)
미래에도 외국 TV의 국내판매는 지속될 것이다.
즉 국산 TV의 가격은 경쟁력 있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지 않는 한 48만원
이상의 가격 상승은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해야 할 것인가.
그 해법은 간단하다.
이제 우리는 48만원에 TV를 팔아도 "이익"을 남길 수 있어야만 한다.
우리가 정한 가격 1백10만원으로 TV를 팔 수 있었을 때와 48만원에 팔고도
이익을 남겨야만 할 때의 경영자나 근로자 자세는 결코 같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이다.
경영합리화, 생산성의 향상, 현장에서의 끊임없는 개선운동 등은 우리
기업의 생명줄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운동들이 노사화합 없이 어떻게 가능한 일이겠는가.
이것이 바로 "논리적으로 푸는 노사화합"인 것이다.
------------------------------------------------------------------------
[ 약력 ]
<>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 위스콘신대 경영학 박사
<> 현 경희대 교수, 국가과학기술위우너회 정책전문위원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