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보통신 연구원들 사이에서 최용일 전무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항상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연구원들에게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 전무는 지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연구원이 자발적으로 준비해 결과를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는 스타일이다.

"연구자의 자율성 속에서 창의성이 나온다"는 지론 때문이다.

연구 프로젝트를 입안하는 자리에서도 연구자들이 가져온 제안서에 섣불리
평을 내리지 않는다.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을 줘 단점을 본인이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 전무와 같이 일해본 대부분의 직원들은 "자상하고 다정다감하다"
(기술전략실 공병호 차장)거나 "연구원들이 어머니처럼 믿고 따르는 전형적인
LG맨"(중앙연구소 최승훈 연구관리실장)이라는 평을 내린다.

최 전무는 지독한 일벌레로 소문나 있다.

일에 있어서만큼은 타고난 승부사다.

중앙연구소장 시절에는 회사와 집을 WAN(원거리통신망)으로 연결, 밤 늦게
퇴근해서도 항상 연구진행상황을 체크했을 정도.

국산 전전자교환기, CDMA, IMT-2000 등 굵직굵직한 핵심기술을 남보다 앞서
개발해온 것은 이런 승부사다운 기질의 결과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