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통신분야 세계 최대전시회인
"텔레콤 99".

LG정보통신은 이 전시회에 올초 개발한 차세대 영상이동전화 IMT-2000
시스템 기술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동영상 데이터 전송속도가 3백84 Kbps 급으로 초당 15개 프레임
(화면)을 보낼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LG정보통신은 전시회에서 실제 단말기를 통해 이 기술의 시연에 성공,
전시회에 참가한 세계 통신업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IMT-2000 기술단을 이끌고 전시회에 참가한 최용일 전무(CTO)는 기술설명회
에서 "세계 최고속 IMT-2000을 시스템에서 단말기까지 모두 보여주고
시연까지 성공한 업체는 LG가 유일하다"며 한껏 어깨에 힘을 줬다.

최 전무는 70년대 이후 국산 통신기술 개발의 한 가운데를 달려온 주역이다.

지난 30여년간 정보통신 연구개발분야에서만 줄곧 일해오면서 낙후된 국내
통신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최 전무가 통신업계에 몸담은 것은 지난 69년 당시 금성통신에 입사하면서
부터.

엔지니어 출신으로 처음부터 개발쪽에 투입돼 20여년간을 연구원으로
지냈다.

연구원 시절 그를 아는 이들은 하나같이 "묵묵히 연구에만 정열을 불태운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는 70년대 전자식 교환기의 기반기술이 전혀 없던 척박한 환경에서 국내
최초의 전자식 사설교환기를 개발해냈다.

78년 책임연구원 시절이다.

뒤이어 80년 국내 처음으로 디지털방식의 전전자식 교환기를 개발한 데 이어
88년에는 농어촌 교환기(STAREX-IMS)를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교환기는 전세계 30개국에 수출돼 국산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받기도
했다.

최 전무는 이같은 업적으로 국산 교환기, 특히 사설교환기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통한다.

최 전무는 90년대 중반부터는 중앙연구소를 이끌면서 세계 처음으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전화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것은 물론
음성인식기술, 최소형 CDMA 단말기, 영상회의용 비디오코드, 무선가입자망
(WLL)시스템, IMT-2000 시스템 등 정보통신분야 핵심기술을 앞서 개발해
정통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을 지켜왔다.

이런 덕에 최 전무는 지난 98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로 선정돼 동탑산업훈장
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최 전무는 개발현장을 떠난 적이 한번도 없다.

24시간 개발자들과 모든 고민을 나눠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지금은 비록 LG 강남타워 13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사실 안양
중앙연구소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그래서 연구원들도 최 전무를 무척이나 따르고 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ked.co.kr >

[ 최용일 전무 약력 ]

<> 44년 서울 출생
<> 경동고,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 69년 금성통신 입사
<> 78년 금성통신 책임연구원
<> 84년 금성통신 수석연구원
<> 87년 금성반도체 수석연구원
<> 89년 금성반도체 통신개발단 이사
<> 94년 LG정보통신 안양연구소 교환연구단장(상무)
<> 96년 안양연구소장(전무)
<> 99년 LG정보통신 CTO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