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知天上誰橫笛,
부지천상수횡적

吹落瓊花滿世間.
취락경화만세간

뉘실까 하늘 위에서 피리 가로불어, 온 세상에 옥인양 하얀 꽃잎 날려보내는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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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때 시인 오징이 눈을 읊은 시 영설의 마지막 연이다.

시인은 이 시에서 눈을 봄바람이 하늘 위의 얼음을 깎아내린 것이라 했다.

또 눈 속에서 흔들리는 대나무는 은빛 봉황새가 춤을 추는 것 같고, 눈을
둘러쓴 소나무는 옥으로 다듬은 듯 한 용이 웅크리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 신화적 발상이 읽는 이의 마음을 자못 즐겁게 한다.

눈이 오는 날이면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소년시절 눈사람 만들고 눈썰매
타던 때의 낭만적 정취를 회상하게도 한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