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덴서 마이크로폰.

이동전화 무전기 등에 들어가는 부품으로 크기가 지름, 높이 각각 4mm도 채
안 되는 초소형이다.

휴대폰 사용자가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반드시 필요한 핵심부품으로
작년까지는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해왔다.

컨덴서 마이크로폰은 세계적으로 일본 마쓰시타 호시덴 프리모 등 3개
업체외에는 생산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 2천만 휴대전화 사용인구 가운데 약 20% 이상이 서강
(대표 오세옥)에서 국산 기술로 만든 "토종" 컨덴서 마이크로폰을 쓰고 있다.

지난 94년 설립한 서강은 원래 건축자재를 수입해 파는 업체였다.

하지만 오 사장은 물류비용과 인건비 등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지난 96년 전자부품 제조업으로 업종을 바꿨다.

이후 매출액의 3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으며 1년6개월동안 매달린
끝에 지난해 컨덴서 마이크로폰 국산화에 성공했다.

일반 유무선 전화기에 사용되는 마이크로폰은 국내에서도 일부 생산하고
있었지만 휴대폰용은 서강이 처음이었다고.

오 사장은 "회로기판을 와이어에 연결할 때 특수 기술을 사용, 불량률을
낮추고 열에 강한 제품을 만들었다"며 "가격은 일본제품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컨덴서 마이크로폰의 핵심부품인 백플레이트의 원자재만 수입해 직접 생산함
으로써 원가를 줄인 덕택이라고.

서강은 현재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맥슨전자 등 국내 60개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월 생산량은 약 1백50만~2백만개.

회사측은 주문량을 감당할 수 없어 곧 3개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신보창투로부터 3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지난 10월엔
기술력을 인정받아 유럽 음향기기 업체로부터 7억5천만원의 외자를
끌어들였다.

올 예상 매출액은 50억원으로 지난해(20억원)보다 1백50% 성장했다.

경기상고 출신으로 무역 경리 등 경영전반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오 사장은 "올해는 내수 시장에 주력했다"며 "내년부터는 해외 시장 진출에
힘써 수출비중을 전체 매출액의 50%이상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컨덴서 마이크로폰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자동차용 "전자 충격 감지기"가
대표적인 예.

회사측은 "기존 감지기보다 기능이 뛰어나 민감한 충격까지 모두 감지해낼
수 있다"며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30%정도 낮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유럽과 남미시장을 겨냥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032)677-8350

< 이방실 기자 smil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