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장수상품 '20선'] '광고로 되돌아 본 장수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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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먼저, 아우 먼저"
지난 76년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과 인기를 모은 농심의 라면광고 멘트다.
당대 최고의 인기 코미디언이었던 구봉서씨와 지금은 고인이 된 곽규석씨가
한 그릇의 라면을 앞에 두고 양보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좋은 장면이었다.
TV 코미디 프로에서 콤비로 활약했던 이들 두 사람이 등장한 광고는 한국
사회의 미풍양속인 형제애를 잘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농심의 라면광고는 성장기를 맞은 라면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기폭제가
됐고 후발 주자였던 농심이 훗날 선두업체로 자리잡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한국에 상업 광고가 등장한지 1백여년이 지났다.
문화산업인 광고는 산업 발전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 주체인 기업들이 이윤 창출을 위해 소비자들과
만나는 최전선에 위치한게 광고이기 때문이다.
광고에는 그 시대의 사회상이 담겨 있다.
당시를 살던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정서가 들어 있고 한 시대를 풍미
했던 상품의 면면을 생생히 담고 있다.
연간 시장 규모가 5조5천억원선(99년 추정치)으로 세계 10대 광고국으로
꼽히는 한국에 "광고"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불과 1백년밖에 안된다.
지나온 1세기를 되돌아보면 주요 광고업종은 제약->식음료->가전->자동차->
정보통신 등으로 이어져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해 온 한국사회의
변화 모습을 읽게 한다.
국내 최초의 광고는 1886년 2월 독일상사인 세창양행이 낸 24줄 짜리 한문
으로 된 신문광고로 "금을 산다"는 내용이었다.
한글 광고는 1896년 독립신문 창간호에 처음 실렸다.
개화기부터 50년대까지는 신문 잡지 및 전단 등이 주요 광고매체였다.
광고주는 제약업체나 약방이 대부분이었다.
유한양행은 28년 "우리 사람이 우리를 위하여"라는 테마로 광고를 내고
민족기업으로서의 자긍심을 표현했다.
조선매약(영신환) 화평당(백보환) 등 제약회사와 화신백화점, 경성방직
등이 주요 광고주였다.
50년대는 6.25전쟁 후 격동의 시대였다.
미국은 한국을 구한 은인의 나라로 이들이 사용하는 식음료와 생활용품은
한국인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럭키치약의 광고에는 "미국 원료, 미국 처방으로 제조된"이라는 문구가
삽입됐고 한독약품의 훼스탈에는 "독일에서 수입된"이라는 내용이 강조됐다.
61년 MBC 라디오 개국과 63년 KBS TV 광고 방송의 시작으로 한국에도
본격적인 방송 광고가 도입됐다.
진로의 "진로 파라다이스"는 CM송이 히트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대표적
케이스다.
68,69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잇단 한국시장 진출로 음료제품 광고가
붐을 이뤘다.
70년대는 전기.전자 화장품 식음료 제품이 광고시장을 주도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오리온의 줄줄이사탕은 "아빠 오실때 줄줄이, 엄마 오실때
줄줄이"라는 CM송으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동아제약의 오란씨, 해태제과의 부라보콘 등은 대표적인 장수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75년 종근당의 사리돈 광고도 당시 사회적 역할이 커져 가는 주부의 정서를
묘사해 공감을 샀다.
해외에 첫 수출된 현대자동차의 포니 광고도 관심을 모았다.
80년대는 컬러광고의 시대였다.
나이키 등 외국 브랜드가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프로스펙스도 토종
브랜드를 내세우며 대항했다.
올림픽에 때맞춰 등장했던 보리음료 맥콜광고는 가수 조용필이라는 빅모델
과 애니메이션 광고로 돌풍을 일으켰고 신세대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시켜
줬다.
삼성전자의 휴먼테크와 대우의 탱크주의 광고 등은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는
한국 전자산업의 자신감을 반영했다.
90년대에는 전반기에 자동차, 후반기에 정보통신 업체가 주름잡은 시기였다.
또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가 봇물을 이뤘고 대학이나 공공기관 등의 공익
광고라는 새로운 장르가 출현했다.
대우자동차가 후원하는 "한국의 소리를 찾아서"는 문화상품으로서 광고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뉴밀레니엄을 앞둔 99년은 단연 정보통신업체의 해였다.
SK텔레콤의 TTL로 대표되는 통신업체들의 광고는 X세대, 미시족, T22N족,
YEPP족, H.O.T족, N세대 등 신조어를 만들어내 광고가 사회 변화상을 담아
내는 도구가 됐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
< 추억의 장수상품 20 >
1. 진로소주 (진로)
2. 서울우유 (서울우유협동조합)
3. OB맥주 (OB맥주)
4. 미원 (대상)
5. 칠성사이다 (롯데칠성)
6. 백설표설탕 (제일제당)
7. 삼양라면 (삼양식품)
8. 남양분유 (남양유업)
9. 크라운산도 (크라운제과)
10. 트리오 (애경산업)
11. 롯데껌 (롯데제과)
12. 부라보콘 (해태제과)
13. 해표식용유 (신동방)
14. 다시다 (제일제당)
15. 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
16. 새우깡 (농심)
17. 초코파이 (동양제과)
18. 맥심커피 (동서식품)
19. 페리오치약 (LG생활건강)
20. 인삼비누 (동산C&G)
[ 한국경제신문, 신세계백화점 유통산업연구소 선정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
지난 76년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과 인기를 모은 농심의 라면광고 멘트다.
당대 최고의 인기 코미디언이었던 구봉서씨와 지금은 고인이 된 곽규석씨가
한 그릇의 라면을 앞에 두고 양보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좋은 장면이었다.
TV 코미디 프로에서 콤비로 활약했던 이들 두 사람이 등장한 광고는 한국
사회의 미풍양속인 형제애를 잘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농심의 라면광고는 성장기를 맞은 라면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기폭제가
됐고 후발 주자였던 농심이 훗날 선두업체로 자리잡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한국에 상업 광고가 등장한지 1백여년이 지났다.
문화산업인 광고는 산업 발전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 주체인 기업들이 이윤 창출을 위해 소비자들과
만나는 최전선에 위치한게 광고이기 때문이다.
광고에는 그 시대의 사회상이 담겨 있다.
당시를 살던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정서가 들어 있고 한 시대를 풍미
했던 상품의 면면을 생생히 담고 있다.
연간 시장 규모가 5조5천억원선(99년 추정치)으로 세계 10대 광고국으로
꼽히는 한국에 "광고"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불과 1백년밖에 안된다.
지나온 1세기를 되돌아보면 주요 광고업종은 제약->식음료->가전->자동차->
정보통신 등으로 이어져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해 온 한국사회의
변화 모습을 읽게 한다.
국내 최초의 광고는 1886년 2월 독일상사인 세창양행이 낸 24줄 짜리 한문
으로 된 신문광고로 "금을 산다"는 내용이었다.
한글 광고는 1896년 독립신문 창간호에 처음 실렸다.
개화기부터 50년대까지는 신문 잡지 및 전단 등이 주요 광고매체였다.
광고주는 제약업체나 약방이 대부분이었다.
유한양행은 28년 "우리 사람이 우리를 위하여"라는 테마로 광고를 내고
민족기업으로서의 자긍심을 표현했다.
조선매약(영신환) 화평당(백보환) 등 제약회사와 화신백화점, 경성방직
등이 주요 광고주였다.
50년대는 6.25전쟁 후 격동의 시대였다.
미국은 한국을 구한 은인의 나라로 이들이 사용하는 식음료와 생활용품은
한국인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럭키치약의 광고에는 "미국 원료, 미국 처방으로 제조된"이라는 문구가
삽입됐고 한독약품의 훼스탈에는 "독일에서 수입된"이라는 내용이 강조됐다.
61년 MBC 라디오 개국과 63년 KBS TV 광고 방송의 시작으로 한국에도
본격적인 방송 광고가 도입됐다.
진로의 "진로 파라다이스"는 CM송이 히트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대표적
케이스다.
68,69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잇단 한국시장 진출로 음료제품 광고가
붐을 이뤘다.
70년대는 전기.전자 화장품 식음료 제품이 광고시장을 주도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오리온의 줄줄이사탕은 "아빠 오실때 줄줄이, 엄마 오실때
줄줄이"라는 CM송으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동아제약의 오란씨, 해태제과의 부라보콘 등은 대표적인 장수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75년 종근당의 사리돈 광고도 당시 사회적 역할이 커져 가는 주부의 정서를
묘사해 공감을 샀다.
해외에 첫 수출된 현대자동차의 포니 광고도 관심을 모았다.
80년대는 컬러광고의 시대였다.
나이키 등 외국 브랜드가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프로스펙스도 토종
브랜드를 내세우며 대항했다.
올림픽에 때맞춰 등장했던 보리음료 맥콜광고는 가수 조용필이라는 빅모델
과 애니메이션 광고로 돌풍을 일으켰고 신세대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시켜
줬다.
삼성전자의 휴먼테크와 대우의 탱크주의 광고 등은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는
한국 전자산업의 자신감을 반영했다.
90년대에는 전반기에 자동차, 후반기에 정보통신 업체가 주름잡은 시기였다.
또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가 봇물을 이뤘고 대학이나 공공기관 등의 공익
광고라는 새로운 장르가 출현했다.
대우자동차가 후원하는 "한국의 소리를 찾아서"는 문화상품으로서 광고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뉴밀레니엄을 앞둔 99년은 단연 정보통신업체의 해였다.
SK텔레콤의 TTL로 대표되는 통신업체들의 광고는 X세대, 미시족, T22N족,
YEPP족, H.O.T족, N세대 등 신조어를 만들어내 광고가 사회 변화상을 담아
내는 도구가 됐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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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 장수상품 20 >
1. 진로소주 (진로)
2. 서울우유 (서울우유협동조합)
3. OB맥주 (OB맥주)
4. 미원 (대상)
5. 칠성사이다 (롯데칠성)
6. 백설표설탕 (제일제당)
7. 삼양라면 (삼양식품)
8. 남양분유 (남양유업)
9. 크라운산도 (크라운제과)
10. 트리오 (애경산업)
11. 롯데껌 (롯데제과)
12. 부라보콘 (해태제과)
13. 해표식용유 (신동방)
14. 다시다 (제일제당)
15. 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
16. 새우깡 (농심)
17. 초코파이 (동양제과)
18. 맥심커피 (동서식품)
19. 페리오치약 (LG생활건강)
20. 인삼비누 (동산C&G)
[ 한국경제신문, 신세계백화점 유통산업연구소 선정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