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볼리(Steve Borley)는 최근 세계적 투자은행인 리만 브라더스에서
클리포드 찬스라는 세계 최대규모의 법률회사로 전직했다.

그의 직함은 지식관리매니저다.

투자은행이든 법률회사든 그의 직함은 마찬가지다.

기업내의 정보와 지식을 경영정책판단자료로 활용하도록 하는 일을 한다.

그가 클리포드 찬스라는 법률회사를 알게 된 것은 시티인포메이션그룹
(City information Group)이라는 지식경제경영 전문가모임을 통해서다.

시티인포메이션그룹(www.cityinfofroup.co.uk)은 금융과 경영분야의 젊은
전문가들이 산업별 영역을 뛰어넘어서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기 위해 만든
클럽이다.

등록회원은 약 1천명이고 매월 열리는 세미나에서 약 2백-3백명 정도가
모인다.

세계 최대의 외환시장인 런던의 시티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주종을 이룬다.

투자은행 컨설팅 법률 정보통신 대학 연구소 도서관등 정보와 지식을
다루는 모든 업종의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곳이다.

스티브 볼리의 경우처럼 새직장도 여기서 구한다.

전문가 노동시장역할을 하는 셈이다.

폐쇄적이고 사적인 클럽이 많은 영국의 특징때문에 실체가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영국경제를 사실상 이끌어갈 젊은
엘리트들이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스티브 볼리는 "최근 몇년간 기업내에서 지식의
의미가 물리적 자산보다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지식이 체화돼 있는
기업자산인 사람이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떠 올랐다.

이런 의미에서 지식경제나 지식경영이 개인에게 주는 의미는 각별한 것이다"
고 진단했다.

그는 "이같은 이업종간 정보 또는 지식교류의 시장을 활용하는 것은 회사
내에서 자신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고 그것이 지식으로 전환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의미나 배경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모임을 통해 다른 분야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고 나면 실체가
손에 잡힌다는 얘기다.

각자의 경험 지식 아이디어를 공유하다보면 직장내에서 자신이 이룰수 있는
부가가치는 커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티브 볼리는 이같은 지식은 아무리 인터넷과 컴퓨터기술이 발달해도
컴퓨터상에서는 다 알수가 없다고 한다.

그도 하루 8시간 근무시간을 거의 대부분 컴퓨터와 전화에서 붙어서 사는
첨단 지식정보근로자다.

그런데도 여전히 비즈니스는 얼굴을 마주보며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처럼
사람들간의 네트워킹이 지식을 배가하는 지름길이라고 믿고 있다.

시티인포메이션그룹 간사를 맡고 있는 레스리 로빈슨은 "정부가 밀레니엄
국가전략을 지식지향경제로 정하자 회원들간의 분위기가 고무되고 있다"고
말했고 "자신들이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 될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안상욱 기자 sahn@lbs.ac.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