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영국에서는 새로 상무부 미래국장에 부임한 크리스 헤닝의
연구보고서가 경제계와 학계에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2010년이 되면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영주와 농노가 있었던 중세로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영주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고 농노는
여기에 접근하지 못해 정보권력에서 완전히 탈락한 사람이다.

상무부는 이 보고서를 더 발전시켜 내년초에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다.

2010년에 정보 통신의 발달로 바뀔 세상을 미리 조감해 보고 국가전략을
짜자는게 이 연구의 목적이다.

헤닝 국장은 지난 10월부터는 다시 전자상거래 전략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실제 전략 수립을 지휘하고 있다.

사무실로 찾아간 기자에게 그는 "영국은 전자상거래를 이끌어갈 주도적
위치를 이미 확보한 거나 다름없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우선 웹상의 언어인 영어의 종주국이고 발달된 통신시장을 갖고 있어
인프라 경쟁력이 충분하다. 여기에다 통신산업의 경쟁정책으로 통신요금이
하루가 다르게 내리고 있고 가정과 사무실의 인터넷접속이 어느 나라 못지
않게 높다"고 자랑이다.

이런 인프라에 기술력만 갖추면 통합유럽의 전자상거래시장을 영국이 독식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헤닝 국장은 이를 위해 아직도 세계 최대의 통신강국인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스카디나비아 국가에 비해 뒤지는 통신기술 향상에 투자를 확대
한다는 구상이다.

또 전자상거래에 정부 스스로 앞장서기 위해 2002년까지 정부서비스의 25%
를 인터넷을 통해 처리하기로 목표를 정했다.

예컨대 지금은 기업이 세금을 내려면 세금계산서를 다 서류로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인터넷으로 세금신고도 하고 납부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세금이나 공공요금을 내면 할인혜택을 주는 인센티브도
도입할 계획이다.

헤닝 국장은 "2008년에는 세금 공과금 정책문의 등 모든 정부 서비스가
1백%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게 궁극적 목표"라며 말을 맺었다.

< 런던=안상욱 기자 sahn@lbs.ac.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