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현재는 벤처기업을 창업하는데 사회적 문화적으로 여러가지 어려움
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타 비즈니스 환경은 유럽내에서 가장 유리
하기 때문에 희망이 있습니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 벤처기업연구소의 바트 바트자갈 박사가 들려주는
얘기다.

그는 지난 9월 영국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고취방안에 대한
정부용역 보고서를 작성한 기업가정신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는 기업가정신이 어떤 효용이 있는가.

"우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그동안 여러 정권에서 공기업민영화와 서비스산업 혁신정책들을 추진했지만
신규고용 창출에는 실패했다.

그래서 기업가정신으로 뭉친 벤처기업 없이는 고용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정부가 깨달은 것이다.

또 벤처기업은 경제성장에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OECD 국가의 경제성장은 3분의 1이 벤처기업에서 나온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 벤처기업은 신상품개발에 적극적이라 소비자효용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나라가 벤처기업 육성을 국가전략으로 삼기에는 문제가 있지 않은가.

"모든 나라는 각국의 고유한 벤처정신이 있게 마련이다.

정부의 역할은 이것을 어떻게 일깨우느냐에 있다.

남의 제도를 그대로 복사할 수는 없다.

개도국처럼 독점기업이 많은 나라에서는 진정한 벤처가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창업교육도 시켜야 하고 언론이 이를 증폭 확산시켜 주어야 한다.

또 모든 비즈니스 스쿨에서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는 미국처럼 산학협동도
이뤄져야 한다"

-한국의 경우 부실한 기업들이 벤처라는 이름을 달고 장외시장에 등록되는
등 투자자 피해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벤처기업가가 상장후 주식을 팔아치우는 이른바 철수전략(exit)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 문제가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 투자자보호를 위해서는 상법 세법 금융규제를
세련되게 손보는 수 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재벌의 공백을 벤처기업이 메우도록 정책을 짜고 있는 점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벤처기업이 고용창출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지만 경제성장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이론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벤처기업이 재벌부문이 창출해낸 GDP를 만들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가 없다.

한국정부가 고용창출전략이 아니라 경제성장 대체전략으로 벤처를 택했다면
너무 위험을 감수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 런던=안상욱 기자 sahn@lbs.ac.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