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0시대 정착은 가능한 것인가".

종합주가지수가 3일째 1,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했으나 안착에 실패하면서
주가 1000시대 개막 시기가 연말 주식시장의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장중에 여러차례 1,000위에 올라섰지만 그때마다 차익매물이 나와 되밀리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기가 문제일뿐 주가 1,000시대가 거의 가시권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물경제 흐름이 건실한데다 주식공급물량이 많은 수급문제 등은 내주 중
대체로 마무리될 것이란 점을 꼽고 있다.

<> 주가 1000시대를 열 요인 =한국주식시장이 FT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가장 큰 호재다.

FT지수에 들어갈 경우 2~3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계 보험회사등 장기자금이 유입돼 시장의 질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임박했다는 것도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김영수 동양오리온투신 주식운용1팀장은 "12월초까지 판매되는 뮤추얼펀드에
예상보다 자금이 많이 몰리고 있어 주가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
했다.

뮤추얼펀드는 30일까지 2천억원 가까이 판매됐다.

코스닥시장이 조정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거래소 시장을 떠났던
개인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강신우 현대투자신탁운용 수석펀드매니저는 "인터넷.통신주 중심의 주가
양극화가 극심해짐에 따라 개인들이 직접 투자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 다시
주식형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 발목을 잡는 요인 =엔달러환율이 급격히 하락(엔화가치상승)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다.

정진호 액츠투자자문 사장은 "완만한 엔고는 소폭의 원화절상등으로 인플레
압력을 줄일 수 있는등 호재이지만 급격한 엔고는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
고 지적했다.

급격한 엔고 영향으로 미국주가가 이틀째 약세를 보이고 도쿄증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는 10일까지 유상증자(5조원)와 공모주청약(5조원이상)및 주가지수선물.
옵션 12월물만기등이 몰려 있다는 것도 수급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수급문제는 내주중이면 대충 일단락 되는 반면 수출경기는
계속 호전되고 있어 주가 방향을 바꿀 정도의 위력을 지니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주가전망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부근에 대기해 있는 매물을 소화할
수 있는 강력한 매수주체의 등장이 최대 관건이다.

정진호 사장은 "지수 1,000포인트가 깔닥고개"라며 "당장의 여건으로 보자면
올해중의 주가 1000시대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내년초에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해 하락하더라
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는 "여간해선 950선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인터넷.통신주에서 낙폭이 큰 우량대형주 쪽으로 순환매가
이어지는 것은 좋은 조짐"이라고 말했다.

엔화강세로 인한 해외증시 불안과 당장의 수급불안이 주가 1,000시대의
최대 복병으로 등장한 만큼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은 필연적이지만 1,000시대
개막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