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코비 < 미국 경영전문가 >

최근 아시아여행중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환담을 나눈 적이 있다.

환담을 통해 김 대통령이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유명해서가 아니라 투옥과 고문 박해 오랜 망명생활 등 숱한
역경을 이겨낸 공통점 때문이다.

우리는 원칙중심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 대통령은 "코비 박사, 당신이 원칙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을 때까지
당신은 그것이 당신의 원칙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적의 갖은 회유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원칙을 지켜낸 것은 죽을
것을 각오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나는 미국독립을 위해 싸운 몇몇 영웅들에게서도 소중한 것을 배웠다.

이들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었다.

진정한 영웅들이었다.

애국심과 충성심이라는 원칙을 자신의 삶에 결합시켰기 때문이다.

비록 그들이 전쟁에 참여했을 때 나이가 19세에 불과했지만 무엇이 옳은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

나는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전 대통령의 말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자기생각의 근본바탕을 변화시킬 수 없는 사람은 현실을 변화시킬 수 없고
따라서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없다"

사다트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었기에 국가와 인류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다트 대통령은 재임당시 아랍권의 숱한 반발을 무릅쓰고 예루살렘으로
가는 평화의 행진을 시작했다.

생명의 위협도 받았다.

그러나 신념을 꺾지 않고 행진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러자 이스라엘과 한치도 화해할 수 없다고 외치던 사람들도 환호성을
보냈다.

누구든지 지도자로서 헌신하고자 한다면 사람들 내면의 깊은 몸부림에
호소해야 하고 그러면 사람들이 따르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것이 바로 도덕적 리더십의 유산이다.

내가 세계의 지도자들로부터 배운 교훈은 다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도덕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으려면 "공동의 선"을 위해 개인적
영달을 희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대단한 희생을 겪어온 지도자들을 많이 보아왔다.

이 지도자들중 대부분은 새로운 초석을 세운 분들이다.

무력에 의존한 지도자들에게서는 희생적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것이 바로 기초를 세운 사람들이 항상 도덕적으로 추앙받게 되는 이유다.

그들은 오랜 세월동안 희생해야 했다.

원칙을 위해 목숨을 걸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검증해 온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나 초석을 세운 사람들이 얼마나 고군분투했으며
커다란 희생을 감수했는지를 알지 못한다.

둘째 인간적 고뇌는 일과 인생에서 의미있는 업적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
이라는 것이다.

위대한 교육자 데이비드 매케이는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은 자기
영혼의 고요한 방안에서 매일매일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정말 맞는 말이다.

그리고 이 전투에서 승리하고 개인적으로 고뇌하는 과정이야말로 우리가
위대한 일을 하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 된다.

셋째 개인적으로 승리해야 공동의 승리가 가능하다.

사람들이 자기 영혼의 방안에서 일어나는 전쟁에서 승리하게 될 때까지는
문제에 갇히거나 항복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일단 자신 안에서 시험에 통과하고 나면 그것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도전해 나갈 수 있는 정서적 힘을 준다.

위대한 지도자들이라면 고민거리에 직면했을 때 이것을 이겨낸다.

옳은 것과 쉽고 인기있고 편리한 것 사이에서 고뇌하지만 끝내는 옳은 것을
선택하게 된다.

매일매일의 생활에서 고심하게 되는 일들은 대부분 도덕적 고뇌다.

애덤 스미스의 말처럼 의도적으로 옳은 것을 따르는 것이 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힘이다.

도덕성이 없다면 시장은 붕괴되고만다.

넷째 옳은 것을 먼저 함으로써 파괴적이고 분열을 일으키는 타협을 피하는
것이다.

나는 매일 허풍을 치더라도 많이 팔 것인지, 아니면 적게 팔더라도 품질에
진실해질 것인지로 고민하고 있다.

물론 진실과 인기 모두를 얻으려고 노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우리는 먼저 옳은 것이 무엇인지 질문해보고 그
다음에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직 가능성만을 묻고 나머지 질문은 하지 않는다.

만일 당신이 무엇이 옳은지를 질문하고 그다음에 가능성을 묻는다면 어떤
절충안이 적절한 것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 정리=박영태 기자 pyt@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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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의 저서로 유명한 미국의 경영
전문가 스티븐 코비 박사가 경영전문월간지 "이그제큐티브 엑설런스"
최근호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