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안개속의 내년경제 .. 노성태 <본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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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국은 지금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속에 휩싸여
있다.
신당 창당,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 여부, 내각제 논의, 한나라당내 YS
지지세력의 횡보, 총선의 결과 등 멀리 내다 보아야 할 과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문건사건 같은 당장 코앞의 문제들조차 어떻게 결말이 날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경제쪽은 좀 나은가 했더니 반드시 그런것 같지도 않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쾌청한 분위기에서 수월하게 전망들을 할수
있었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금년 성장을 9%대로 보았고 내년에도 6%내외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에서나 일반 국민들도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이쪽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해져가고 있다.
안개를 뿜어내는 근원중의 하나는 경기상황의 판정에 관한 논란이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쪽에서는 경기회복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보아 조만간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으로의 선회가 필요할 것이라는
뜻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밝혀온 바 있었다.
반면에 정부쪽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두 기관이 그간의 주장과 반드시 부합하지는 않는 자료들을
내어 놓아 경기논쟁이 더욱 혼란스럽게 진전되고 있는 것 같다.
먼저 한은이 그저께 발표한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을 보면 금년들어 분기별로
4.5%, 9.9%, 12.3%로 크게 높아져왔다.
특히 3.4분기의 성장률은 거의 12년만에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만으로 보면 경기과열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게 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번부터 함께 발표된 전기 대비 성장률을 보면 우리경제는 1.4~2.4
분기 중에는 16%(연율)대의 성장세를 보이다가 3.4분기에 와서는 12%로
성장속도가 둔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이 경기회복이 가속화되는 시점인지 아니면 회복세가 수그러드는 시점
인지가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KDI 또한 같은날 발표한 "중장기 한국경제전망"이란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을 5.1%로 낮추어 잡았다.
그러나 현재의 성장경로가 아직 잠재성장경로보다는 상당폭 낮은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향후 1~2년간의 고속성장이 반드시
물가압력을 형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동시에 암시하고 있다.
경기논쟁은 더욱 복잡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책 또는 민간 연구소들의 내년 경제전망중 하반기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선거도 있고 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가 위축되지 않고 회복되어간다면
상반기 성장률은 여전히 9%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때 연간 성장이 6%가 되려면 내년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3~4%대로
떨어져야만 하는데 이에 대한 분명한 설명이 없는 것이다.
2001년의 성장은 또 어떻게 될 것인가.
그동안의 고성장을 반도체 등 몇개 산업만이 지탱해 왔는데 나머지 산업들은
제대로 빛도 못보고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경기위축에 직면해야 하는가.
많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안개의 또 하나의 소스는 경제팀이다.
일부 인사는 출마설도 나오고 있는데 언제 어떻게 개각이 이루어질지에
관해 많은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직업관료 출신들이 중심이 되어 경제를 운용해 왔는데 선거를
전후하여서는 보다 진보적인 학자 출신들이 등용될 것인지의 여부에 특히
관심들이 모아지고 있다.
경제팀의 개편여부와 개편내용은 앞으로의 금융 및 기업의 구조조정 방향
및 속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되기 때문이다.
그간 금융부문에서는 구조조정이 빠른속도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대우사태의 여파가 보여주듯 우리의 금융은 아직도 취약하기 그지
없다.
경기가 둔화되고 기업도산이 다시 늘어나게 된다면 또다시 위기상황이
되풀이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기업쪽에서도 대폭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있었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재무구조
도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투명성과 책임성, 그리고 업종전문화의
목표들은 아직 충분히 달성되지 못한 상태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이나 기업이나 정부가 내건 개혁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팀의 구성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개혁의 속도와 고통의 정도는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국이든 경제든 보다 투명해져서 전망이 가능한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안개를 걷어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경기에 관한 입장 및 내년 하반기 이후의 대응방안과 각료인사에 관한
원칙을 보다 분명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
있다.
신당 창당,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 여부, 내각제 논의, 한나라당내 YS
지지세력의 횡보, 총선의 결과 등 멀리 내다 보아야 할 과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문건사건 같은 당장 코앞의 문제들조차 어떻게 결말이 날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경제쪽은 좀 나은가 했더니 반드시 그런것 같지도 않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쾌청한 분위기에서 수월하게 전망들을 할수
있었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금년 성장을 9%대로 보았고 내년에도 6%내외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에서나 일반 국민들도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이쪽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해져가고 있다.
안개를 뿜어내는 근원중의 하나는 경기상황의 판정에 관한 논란이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쪽에서는 경기회복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보아 조만간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으로의 선회가 필요할 것이라는
뜻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밝혀온 바 있었다.
반면에 정부쪽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두 기관이 그간의 주장과 반드시 부합하지는 않는 자료들을
내어 놓아 경기논쟁이 더욱 혼란스럽게 진전되고 있는 것 같다.
먼저 한은이 그저께 발표한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을 보면 금년들어 분기별로
4.5%, 9.9%, 12.3%로 크게 높아져왔다.
특히 3.4분기의 성장률은 거의 12년만에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만으로 보면 경기과열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게 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번부터 함께 발표된 전기 대비 성장률을 보면 우리경제는 1.4~2.4
분기 중에는 16%(연율)대의 성장세를 보이다가 3.4분기에 와서는 12%로
성장속도가 둔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이 경기회복이 가속화되는 시점인지 아니면 회복세가 수그러드는 시점
인지가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KDI 또한 같은날 발표한 "중장기 한국경제전망"이란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을 5.1%로 낮추어 잡았다.
그러나 현재의 성장경로가 아직 잠재성장경로보다는 상당폭 낮은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향후 1~2년간의 고속성장이 반드시
물가압력을 형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동시에 암시하고 있다.
경기논쟁은 더욱 복잡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책 또는 민간 연구소들의 내년 경제전망중 하반기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선거도 있고 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가 위축되지 않고 회복되어간다면
상반기 성장률은 여전히 9%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때 연간 성장이 6%가 되려면 내년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3~4%대로
떨어져야만 하는데 이에 대한 분명한 설명이 없는 것이다.
2001년의 성장은 또 어떻게 될 것인가.
그동안의 고성장을 반도체 등 몇개 산업만이 지탱해 왔는데 나머지 산업들은
제대로 빛도 못보고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경기위축에 직면해야 하는가.
많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안개의 또 하나의 소스는 경제팀이다.
일부 인사는 출마설도 나오고 있는데 언제 어떻게 개각이 이루어질지에
관해 많은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직업관료 출신들이 중심이 되어 경제를 운용해 왔는데 선거를
전후하여서는 보다 진보적인 학자 출신들이 등용될 것인지의 여부에 특히
관심들이 모아지고 있다.
경제팀의 개편여부와 개편내용은 앞으로의 금융 및 기업의 구조조정 방향
및 속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되기 때문이다.
그간 금융부문에서는 구조조정이 빠른속도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대우사태의 여파가 보여주듯 우리의 금융은 아직도 취약하기 그지
없다.
경기가 둔화되고 기업도산이 다시 늘어나게 된다면 또다시 위기상황이
되풀이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기업쪽에서도 대폭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있었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재무구조
도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투명성과 책임성, 그리고 업종전문화의
목표들은 아직 충분히 달성되지 못한 상태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이나 기업이나 정부가 내건 개혁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팀의 구성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개혁의 속도와 고통의 정도는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국이든 경제든 보다 투명해져서 전망이 가능한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안개를 걷어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경기에 관한 입장 및 내년 하반기 이후의 대응방안과 각료인사에 관한
원칙을 보다 분명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