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고 이를 점검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장인정신을 갖고 죽을때까지 일하는 것입니다"

로만손 김기문 사장은 소탈하면서도 강인한 경영철학을 이렇게 피력한다.

그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 머물러있던 한국시계를 당당하게
세계시장에 등단시킨 집념의 사나이다.

그가 10여년동안 해외시장에서 이뤄낸 성과는 중소기업이 했다고는 믿을수
없을 만큼 큰 것이다.

시계 원산지인 유럽에서조차 로만손이 같은 매장에서 진열되는 모습에 아연
긴장할 정도다.

이것은 모두 김 사장의 배짱있는 경영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들이다.

기업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상표로 승부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주었다.

회사를 설립한 88년, 로만손은 다른회사와 마찬가지로 OEM을 통해 일본시장
을 뚫어보려 했다.

그러나 엔화가 올라가면서 채산성을 생각한 바이어들이 하루아침에
수입선을 대만과 홍콩으로 바꿔 버리면서 실패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김 사장은 "처음에는 어렵더라도 자기상표로 수출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어냈다.

그는 부지런하다.

그리고 무서우리만큼 중단없는 전진을 외친다.

89년5월 "두바이 한국 물산전"에 참가해 처음으로 1백만달러어치 수출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한 이래 1년이면 10~15회 세계 시계박람회에 모습을 내민다.

1년이면 2백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다.

시장이 있다면 세계 어느곳이라도 달려드는 "경제전사"다.

김 사장과 거래하는 해외 바이어들은 그에게 "최고로 믿을 만한 사람(Most
Credible Man)"이라는 호칭을 붙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1국 1에이전트"(한나라 한개의 거래처)라는 독특한 경영법을 실천하며
현지 거래선의 이익을 철저하게 보호해 준다.

매년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면 수출가격을 낮춰주며, 광고판촉비
도 지원한다.

김 사장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달은 감각파 경영인이다.

시계산업의 독자상표는 결국 디자인이라는게 그의 지론이다.

회사내에 최정예 디자인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시계디자이너 울프강
존슨(스위스)을 과감하게 기용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