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기업은 인텔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인터넷 뉴스사이트인 ZD넷은 최근 기업들이 순수하게 온라인 사업을
통해 올린 매출을 조사해 "인터넷 5백대 기업"을 선정했다.

그동안 기업의 총매출을 토대로 전자상거래 우수기업들을 선정한 경우는
많았지만 온라인 사업 실적으로 랭킹을 매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텔 시스코시스템스 IBM 등 기존
정보통신업체가 인터넷 기업으로 출발한 젊은 닷컴(.com)회사들을 누르고
상위 랭킹을 휩쓸었다는 점이다.

반면 온라인 전문기업들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이 7위,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이자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12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1위를 차지한 인텔은 전체 매출 2백70억달러 중 3분의 1이 넘는 1백억달러를
온라인 관련사업에서 벌어들였다.

인텔은 2년전만 해도 인터넷을 통한 매출이 전무했다.

그러나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지난해에는 인터넷 관련 매출이
전체의 20%로 급신장했다.

하반기 매출까지 합치면 올해는 이 비율이 40%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앤드루 그로브 회장은 최근 "인텔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거래를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게 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위에 랭크된 네트워크장비업체 시스코는 전체 매출(1백21억5천만달러) 중
약 80%를 인터넷을 통해 거래해 이 부문이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3위와 4위에 각각 오른 IBM과 델컴퓨터도 처음부터 인터넷 사업으로 승부한
업체들이 아니다.

IBM은 올해 초 자사의 앱티바 PC를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판매하는 등
인터넷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PC메이커로 부상중인 델도 전체 매출의 40%이상을 인터넷을 통해
올리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5,6위에 랭크된 FedEx와 UPS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포장화물 운송업체.

이들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서 배달 물량이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특히 얼마전 미국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던 세계최대
포장화물 운송업체 UPS는 인터넷 문서 배달 등 전자상거래 사업영역을 빠르게
개척하고 있다.

15위를 차지한 "사이버 트레이딩의 대명사" 찰스 슈왑도 기존 증권투자전문
업체가 인터넷 비즈니스의 기회를 잡아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

8위에서 10위까지는 모두 첨단장비업체들이 차지했다.

컴퓨터장비업체 인그램 마이크로, 데이터통신장비업체 노텔, 역시
컴퓨터장비업체인 테크데이터 등이 순서대로 8~10위에 올랐다.

반도체 부품업체인 애로우 일렉트로닉스, 컴퓨터장비업체 마이크론
일렉트로닉스 등도 각각 11위와 13위에 랭크됐다.

델의 최대 라이벌인 컴팩은 14위에 그쳤다.

이밖에 순수 인터넷 업체로는 종합여행정보 사이트로 유명한 트래벌로시티
닷 컴(Travelocity.com)이 17위, 인터넷증권거래사이트인 E*트레이드가 18위,
일반소비자용품 판매사이트인 바이 닷 컴(Buy.com)이 20위에 올라 상위 20위
안에 포함됐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