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의류시장의 하루 유동인구는 20만명을 웃돈다고 한다.

중국.동남아.러시아는 물론 일본에서도 적잖은 보따리상인들이 이곳을 찾고
있어 연간 수출액도 1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외국관광객들의 필수 쇼핑코스가 되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미쓰이
닛쇼이와이등 일본 종합상사들이 국내무역상들을 통해 동대문의류시장
제품을 대량 구매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해외에서의 반향을 감안, 무역협회도 외국인구매안내소를 설치해
수출상담을 알선하는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동대문 의류시장의 부활은 낙후지역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벤치마킹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대문상권의 부활에 자극받아 남대문시장 역시 변신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점, 기존 재래시장과 차별화된 새로운 개념의 쇼핑몰을 세워 지역상권을
활성화시키려는 움직임들이 지방도시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는 점도 그런
맥락에서 지켜볼만 하다.

동대문시장의 화려한 부활은 26개 상가 2만7천여개 점포가 밀집돼있는
여건이 바탕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프레야타운 밀리오레 두타등 동대문시장 서부의 대형 쇼핑몰들이 영캐주얼
중심의 소매상권을 형성할 수 있었던데는 평화시장등 동대문시장내에 함께
자리하고 있는 수많은 봉재공장들이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저가 다점포의 재래시장 장점이 일종의 산업집적화 효과를 발휘한 사례
라고 풀이할 수 있다.

벤처기업 방산업체 대학이 모여있어 실리콘밸리가 정보산업의 메카로 떠오른
것이 미국적 산업집적이라면 동대문의 사례는 한국적 산업집적화의 모델이라
고 해도 좋을 것이다.

대부분 점포소유주인 상인이 혼자서 결정하기 때문에 동대문 의류시장의
상품기획에서 생산.판매에 이르는 과정은 신속하고, 그래서 활성화가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존 국내외 유명브랜드를 변형한 제품들이 즉각 등장하는 동대문시장의
장점은 바로 그런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동대문 의류시장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한단계 더 발전하려면 고객서비스와 쇼핑인프라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주차시설 숙박시설등 인프라문제는 관계당국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할
과제다.

외국인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이곳의 편의시설은 시급히 확충돼야
한다.

한국산 의류에 대한 이미지개선을 위해서도 동대문 의류시장에 대한 지원은
긴요하다.

이곳을 한국의류수출의 확실한 전진기지가 되도록 공동브랜드개발 디자인
고급화 등에 관계당국이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