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경영 패러다임 ]

기업경영전략의 최고 목표는 고객 개개인의 욕구를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저렴하게 충족시키는데 있다.

이른바 적시 적품 적가의 3요소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공간적 시간적 지배를 받는 물리적 세계에서는 꿈같이 들리던 이 목표가
윈도를 타고 가는 가상세계를 통해서는 이미 실현되고 있다.

지난 8월 도요타자동차는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국제자동차컨퍼런스에서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를 주문 5일이내에 제작해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지금까지 평균 15~20일 걸리던 제품 출하시간을
3분의 1이상 앞당긴 것이다.

차세대 적기생산(Just-in-Time)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캐나다
온타리오 장에서 생산되는 캠리 솔라라에 처음으로 적용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별 고객들의 특정 욕구를 충족시키는 "고객화"에 있어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또 현재보다 37% 이상 재고물량이 감소되고 제작 공간도 28%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윈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사이버세계에서는 단순히 제품을 고객에게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총체적 서비스와 효용을 주문하는대로
즉시 만들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즉 고객들이 어떤 제품을 원할 것으로 가정하고 생산하는 투기(speculation)
의 원칙이 아니라 고객의 핵심적인 욕구가 인식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문
시점에서 공급사슬경로를 이용, 단시간에 제품을 시스템적으로 결합하는
연기의 원칙(principle of postponement)이 채택된다.

유통업체는 제조업체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만든 제품을 재고로 가지고
있다가 판매하는 재고처분 기관에서 주문하는 즉시 공급해주는 적시
(JIT:Just in Time)공급기관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유통업체 제품(dealer made product)들이 많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이른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공급사슬의 네트워크적 체계
에서 고객화(mass customization)하는 네트워크경영이다.

이제 모든 소비자에게 똑같은 제품을 공급해 온 대량생산체제가 한계에
달하고 있다.

시장 주도권이 기업에서 고객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소비자들의 독특한 니즈(Needs)를 네트워크화와 정보화를
통해 대량고객화하는 경영이 차세대 경영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대량생산체제에서나 가능한 낮은 가격으로 고객화가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차세대 경영패러다임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경영전략의 철학 수단 문화적
여건조성이 필요하다.

그 여건조성의 핵심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네트워크화 철학이 필요하다.

산업의 전문화 고도화과정에서 분업화된 공급사슬들을 체계적으로 시스템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네트워크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정보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정보화는 물리적 네트워크세계에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극복시켜
줄 수 있다.

셋째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통합해주는 끈으로서 신뢰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계약관계에서 신뢰와 몰입(trust/commitment)관계를 통해
이질적인 공급자들을 시스템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같은 끈이 바로 신뢰다.

기업간 거래에서 신뢰가 뒷받침된다면 거래비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특히 견고하게 구축된 기업간 신뢰관계는 시장의 한계를 보완하고 나아가
위기시 내부통합을 용이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정보화의 핵심은 인간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상의 철학-수단-문화의 3요소를 통해 차세대 경영패러다임이 경영활동에서
구현될수 있을 때 고객 개개인의 욕구를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저렴하게
충족시켜 적시 적품 적가의 대량고객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기업이야말로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 경쟁체제에서도 강하고 아름다운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김기찬 < 가톨릭대 교수 / 경영학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