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1주년을 맞은 금강산 관광사업이 남북관계
개선에 새로운 이정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강산 관광사업을 발판으로 남북간에 본격적인 민간교류의 물꼬가
트이는 시기를 2005년께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되는 18일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국내 북한전문가 2백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금강산
관광의 최대 문제점으로 높은 비용과 부자유스런 일정 등을 들어 이 부문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금강산 관광사업이 포괄적인 남북경제협력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금강산
개발사업에 국내 다른 기업들의 동반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됐다.

<> 평가 =응답자의 97.0%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전체적인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다소 부정적(2.5%)이라거나 매우 부정적(0.5%)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에
불과했다.

특히 관광경험이 있는 경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비율이 98.5%로 경험이
없는 쪽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금강산 관광사업이 특히 경제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절반가량(50.5%)이 경제부문에 긍정적 효과가 컸다고 응답했고 사회.문화
부문(33.9%)이라는 평가가 뒤를 이었다.

정치관계 개선에 기여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5.6%에 그쳤다.

한편 관광이라는 상징적인 교류를 통해 통일이 어느 정도 앞당겨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37.6%가 5~6년이라고 응답했고 10년 이상
이라는 응답자도 13.5%에 달해 남북한 인적교류가 통일로 승화되길 바라는
염원을 드러냈다.

<> 문제점 =금강산 관광이 확대되기 위한 과제로서 무엇보다 해외여행경비와
맞먹는 높은 관광비용을 우선 낮춰야 할 것(25.5%)으로 지적됐다.

부자유스런 관광(15.6%)이나 융통성 없는 관광기간(10.4%)과 단순한 관광
코스(9.4%)를 지적한 비율도 높아 아직은 관광 내용이 관광객의 요구 수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동해항까지의 교통수단 미흡이나 돌발사태에 대한 대비책 한계 등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소수의견으로 부족한 놀이문화시설가 쇼핑센터/휴게소 시설부족, 관광기간
에 남쪽 사람들과의 통신두절을 거론하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시혜"라고 논란이 됐던 금강산 관광대금 지불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달러와 현물을 함께 지급하는 방식(52.5%)으로 대금
지불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식량 소비재 등 완전한 현물로 지불해야 한다는 의견도 31.8%였다.

달러로만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3.1%에 그쳤다.

<> 과제 =금강산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동해항과 북한 장전항을 잇는
뱃길이 남북한 육로 개설로 연결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37.0%)이었다.

육로가 트이면 비용과 시간이 훨씬 절감돼 국내외의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광객에 대한 확실한 신분보장(32.5%)과 관광지내 자유로운 관광보장
(18.0%) 등을 요구한 응답자도 많았다.

이밖에 평양 묘향산 등 북한내 다른 지역과의 연계관광이나 관광지내 위락.
숙박시설 보강을 지적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과제로 가장 많은 33.4%가 관광지 내의
자유로운 활동보장을 지적했고 22.4%는 공항 건설 등을 통해 접근을 쉽게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 외국인 홍보강화(19.8%)와 북한풍물 단지조성(10.6%)을 제시한 의견이
뒤를 이었다.

통일을 위한 첫발을 디딘 금강산 관광사업 이후 이뤄져야 할 최우선 과제로
응답자들은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비롯한 인적교류 확대를 꼽았다(27.0%).

기업들이 북한에 적극 진출해 대북투자를 활성해야 한다는 의견(24.5%)과
통행.통신 등 남북한 교류수단을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22.5%)가 뒤를
이었다.

당국자간 대화(16.0%)나 민간교류(8.0%)에 대한 기대는 상대적으로 저조
했다.

특히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 이상에서는 이산가족문제를 첫손가락으로
꼽는 비율이 42.9%로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30~40대는 기업진출을 통한 대북
투자와 통신수단 확충을 우선하는 경향을 보였다.

금강산 관광을 본격적인 남북경제협력으로 연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
으로 47.5%는 국내 타기업과의 동반참여를 제안한 반면 현대의 단독투자를
주장한 의견은 9.0%에 불과했다.

다른 한편으로 응답자의 34.5%는 외자유치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의 지원확대를 촉구한 의견은 9%로 비중이 낮았지만 지원이 이뤄진다면
통일채권발행을 통한 방법(61.1%)이 다수의 견해였다.

외자유치는 프로젝트파이낸싱 방법(44.9%)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이밖에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30.4%)하거나 국제금융기관과의 합작투자
(21.7%)를 추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 전망 =일단 트인 "금강산 뱃길"이 이산가족 상봉이나 민간인 자유왕래
등 본격적인 남북교류로 이어지는 시기에 대해 응답자의 대다수(75%)는
2005년 이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2005년께(44.9%)와 2002년께(27.0%)로 예상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반면 2010년 이후라고 응답한 비율은 25%에 그쳤다.

향후 금강산 관광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더욱 활성화된다는 의견이 80.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응답은 14.7%, 위축될 것이란 전망은 4.6%로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76%는 금강산 관광을 더욱 확대해 남북교류의 시금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20.5%는 현수준을 유지시키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점차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비율은 3.5%에 머물렀다.

금강산 관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연.위락.문화 등의 종합관광단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56.0%)이 절반을 넘었다.

자연훼손을 우려해 자연경관 감상을 위주로 한 자연관광 형태는 25.0%가
지지했고 북한의 풍물을 접하고 이해하는 문화관광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견해는 17.5%였다.

카지노 리프트 등 위락시설 위주의 개발을 지지하는 입장은 1.5%에 불과
했다.

한편 설문에 응한 북한전문가중 67.5%가 아직 금강산에 가 본적이 없다고
응답해 이채를 띠었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금강산 관광 일지 ]

<> 89.1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방북, 금강산 개발 의정서 체결

<> 98.6.16 정주영 명예회장, 판문점 통해 북한 방문
<> 6.23 금강산 관광 북한과 계약 체결 발표
<> 9.7 통일부, 금강산 관광사업 승인
<> 10.27 금강산 관광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 체결.
정주영 명예회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
<> 11.18 금강산 관광선 금강호 첫 출항

<> 99.2.28 금강산 온정리휴게소 및 문화회관 준공
<> 5.14 풍악호 첫 출항
<> 6.20 관광객 민영미씨 억류사건 발생
<> 7.30 관광세칙 및 합의서 체결
<> 8.5 금강산 관광 재개
<> 9.1 금강산 관광객 10만명 돌파
<> 10.1 정주영 명예회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
<> 10.27 금강산 관광 및 시설물에 대한 30년기간 보장서 확보
<> 11.18 금강산 관광 1주년 기념식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