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전국 1천17개 시험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의 고득점을 기원하는 선후배와 학부모들의 뜨거운 격려가 이어졌다.

시험장에는 전통적으로 애용되던 합격엿이나 커피 등이 사라진 대신 귤
사탕 등 실용적인 먹거리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군과 경찰은 지하철역 주변 등에 순찰차 등을 배치, 수험생 수송작전을
펼쳤다.

<>. 부산지역에선 시민의식 실종과 고사장 배치 잘못 등으로 수험장 주변의
교통이 마비돼 무더기 지각사태가 벌어졌다.

18개의 고사장이 설치된 부산 진구의 경우 양정로터리와 하마정로터리 등
주요 교차로가에서 출근차량과 수험생 수송차량이 뒤엉켜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차에서 내려 고사장으로 뛰어가는 소동을 벌였다.

부산시교육청은 상습정체구역인 양정동과 전포동에 6개씩의 고사장을 배치,
교통난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들었다.

<>.서울 성북구 성신여고 시험장에서는 만삭의 주부 형공주(25)씨가
양호실에서 양호교사의 감독 아래 시험을 치러 눈길을 끌었다.

이날이 출산 예정일인 형씨는 별다른 진통이 없어 시험을 치르겠다며
수험장에 도착했다.

학교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성북소방서에 119 구급대 출동을 요청,
구급차와 구급대원 3명이 배치됐다.

이날 전국 각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중 최고령자는 채병순씨
(68.여), 최연소 수험생은 오승현(13.여)양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에 지원한 채씨는 안양 호계중학교 시험장에서, 검정고시 출신인
오양은 경기도 안산시 안산여자정산고 시험장에서 각각 시험을 치렀다.

<>.인천화재참사 부상자 중에선 김영진(18.대인고 3년)군이 유일하게
인천정보산업고에서 시험을 치렀다.

또 "정성갑씨 배후에 국회의원 등 고위층이 있다"고 허위 폭로해
긴급체포됐던 권모(18.K고 3년)군도 수능시험응시를 위해 풀려나 인천정보
산업고에서 시험을 봤다.

<>. 부자가 함께 수능시험에 응시, 화제가되기도 했다.

지난 72년 김천농공고를 졸업한 이경영(45.김천시 대항면 향천리)씨는 아들
현민(17.김천고 3년)군과 함께 김천중앙고와 김천고에서 각각 수능시험을
치렀다.

고교를 졸업한 뒤 김천에서 식당을 운영해 온 이씨는 "고3이 된 아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뒤늦게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 경남도교육청은 이날 거창과 함양, 합천 지역 수험생이 치러야할
수능시험 문제지 2박스 분량이 누락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국정교과서
주식회사를 통해 긴급하게 받아가 큰 사고가 날뻔 했다.

누락된 문제지는 3교시 수리탐구 시험문제로 8백39명의 수험생이 치를
문제지였다.

문제지 박스는 지난 14일 밤 거창교육청에 도착했는데 이 과정에서 분량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인수인계를 받은 교육청 관계자의 실수로 이같은
소동이 빚어졌다.

부족분은 수능시험 7시간 전인 16일 새벽 2시께 거창에 도착해 시험에는
지장이 없었다.

< 이건호 기자 lee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