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형차시장에 신삼국지가 재현되고 있다.

그동안 굳건한 삼각축을 형성해왔던 "현대 엑센트-대우 라노스-기아 아벨라"
의 판도는 "현대 베르나-대우 라노스-기아 리오"로 재편되고 있다.

기아는 포드 마쓰다와 공동개발한 아벨라를 퇴출시키는 대신 리오를 새로
내놓았다.

현대는 엑센트보다 차체를 키운 베르나를 내놓고 소형차시장의 패권을
넘보고 있다.

대우는 내년초 라노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 신삼국지 판도의 주도권
장악을 꾀하고 있다.

소형차 시장은 그동안 죽을 쒀온 게 사실.

IMF사태가 기승을 부릴 때는 경차에 밀렸고 경기회복기에는 중형차및 RV
(레저용차)에 시장을 내주었다.

이 때문에 올해 전체 내수판매실적(10월말 현재)은 8만1천대로 이대로 가면
지난 97년(19만4천대)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3사가 규모의 경제구축 차원에서 다시 소형차에 눈을
돌리고 있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업체들은 특히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경차의 틈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겠다
는 전략이다.


<> 기아 리오 =준중형 승용차급의 넓은 실내공간과 높은 경제성을 앞세워
경쟁차종을 따돌린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외관스타일에 따라 4도어와 5도어(RX-V) 두 종류가 있으며 엔진은 1.5DOHC
1.5SOHC 1.3SOHC 등 세 종류다.

가격은 기본형 기준으로 최저 5백75만원(4도어 DLX)부터 최고 7백10만원
(5도어 KL)까지다.

리오의 장점은 배기량 1천3백~1천5백cc급에서 가장 실내공간이 넓다는
것이다.

실내 길이는 베르나보다 3.5cm, 라노스보다 1.5cm 각각 길다.

폭은 베르나와 라노스보다 5cm 넓다.

여기에다 고성능 연료절감형 최신엔진인 "MI-TECH"를 탑재, 최고의 경제성을
자랑한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또 인체공학적 시트설계와 감성공학적 인테리어 마감처리로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가죽핸들과 가죽변속레버에 항균및 방향처리기법을 적용하기도 했다.


<> 대우 라노스 =내년초 외관과 내장을 대폭 바꾼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주요 고객타깃은 신혼부부등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층으로
정해졌다.

따라서 외관은 지금보다 더 젊고 스포티한 스타일로 바뀐다.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부 편의장치도 많이 손볼 계획이다.

대우자동차의 정재훈 부장은 "보다 안락한 승차감과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차종으로 베르나보다 리오를 더 많이 의식하고 있다.

가격은 기존 라노스보다 소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 베르나 =올 6월에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많이 팔렸다.

10월말까지 2만8천8백대가 팔린 것.

10월중 판매실적도 6천8백72대로 전월보다 24% 늘어났다.

이는 젊은 층을 지향하되 가족개념을 강조한 마케팅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내는 리오보다 좁지만 편리한 조작과 세련된 인테리어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3도어 5도어 모델에다 1.5l 린번엔진까지 선택할 수 있어 다양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는 자평이다.

< 조일훈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