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로 승부한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적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잇단 승전보를 보내오고
있다.

랠리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고도의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따라서 랠리우승은 메이커의 기술력을 널리 알릴수 있고 이에 따른 광고
효과도 엄청나 판매증대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는게 자동차업계의 설명이다.

많은 자동차랠리 가운데 으뜸은 역시 WRC(세계랠리선수권대회).

1911년 시작돼 세계적 권위를 갖고 있는 이 대회의 F2(1천6백~2천cc급 양산
개조차 부문) 부문에 참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티뷰론이 종합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는 지난 7일 막을 내린 호주랠리에서 우승함으로써 올해 참가한 9개
대회 가운데 5개 대회 우승을 휩쓸며 종합 1위 르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재 르노와의 점수차는 14점.

현대는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영국랠리에서 1,2위를 석권할 경우 WRC 종합
우승이라는 영예를 안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국랠리는 그동안 티뷰론이 강세를 보였던 비포장 랠리
라는 점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티뷰론이 올해 우승한 포르투갈 그리스 뉴질랜드 중국 호주 랠리가
모두 비포장랠리였다.

현대는 내년부터 이 대회에 베르나 경주차를 투입해 최고 종목인 그룹A
(2천cc 이상, 터보 장착) "월드랠리카" 부문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편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도 지난 6일 끝난 미국 "래프린스코어 사막
시리즈"의 마지막 대회인 "바하 1000" 랠리에서 우승함으로써 소형 SUV 부문
(클라스3)에서 3년 연속 종합우승을 일궈냈다.

이 랠리는 바위투성이의 사막길을 장시간 달려야 하는 "지옥의 레이스"로
유명하다.

기아는 이번 우승으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포티지의 인기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같은 바하 1000 랠리 양산 비개조 부문에 출전한 쌍용의 코란도는
참가했던 전 차종이 탈락한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