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우편이 빠르게 생활속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웹을 통해 날씨나 주가를 알아보는 것도 신기할 게 없는 일이 됐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성인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그런데도 나이 지긋한 사람들에게 PC는 여전히 까다로운 물건이다.

이럼 점에 착안해 전자우편을 주고 받거나 인터넷 검색만 할 수 있게 만든
간단한 전자제품(비PC 인터넷장비)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시드코가 내놓은 전자우편 검색
전용장비인 "메일스테이션"이다.

버튼을 몇 번 누르는 것만으로 편지를 열어볼 수 있으며 보내는 것도 간단
하다.

99달러짜리 이 제품은 기존 전화선에 연결해 사용한다.

이 장비로 딸과 전자우편을 자주 주고 받는다는 도티 페랑(60)씨는 "휴대용
전화를 거는 정도로 쓰기 쉬워 좋다"며 "나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넷어플라이언스도 인터넷 접속 및 전자우편 전용 장비인 "아이오프너
(i-opener)"를 선보일 예정이다.

값이 2백달러인 아이오프너에는 10인치짜리 스크린이 달려 있다.

전자우편뿐 아니라 버튼을 조작하는 것만으로 간단한 인터넷 검색도 가능
하다.

이 회사는 아이오프너 전용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용료는 한달 21.95달러로 잡고 있다.

인포기어테크놀로지는 기존 전화선을 이용해 24시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제품인 "아이폰(iPhone)"을 선보였다.

값은 3년동안의 인터넷 접속및 전자우편 이용료를 포함해 4백달러다.

글로벌컨버징테크놀로지는 6.25인치짜리 스크린을 단 인터넷 접속 전용
장치 "넷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 장비는 무선인데다 터치 스크린 방식을 채택해 조작이 간편하다.

값은 3백99달러다.

일본 소니가 선보일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II"도 일종의 비PC 인터넷장비
이다.

이 제품은 비디오 게임기로 TV와 연결해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를
재생할 수 있으며 인터넷을 검색하고 전자우편을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비PC 인터넷장비의 단점은 기능이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전자우편 전용 장비의 경우 대부분 편지에 붙여보낸 파일을 열어볼 수 없다.

또 스크린의 크기가 일반 컴퓨터보다 작고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도
떨어져 검색 속도가 느리며 동영상 등은 애초에 보기 어렵다.

< 김용준 기자 dialec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