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비교적 평온한 상태가 유지됐다.

대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와 원화 가치가 동반 상승되면서 다소
흥분된 움직임을 보인 한 주였다.

주중 엔화 가치는 예상대로 달러당 1백4엔~1백5엔, 유로화 가치는 1.04달러
대가 지속됐다.

국제금리는 이번주에 있을 연준리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면서
보합세가 유지됐다.

아무래도 이번주 국제금융시장의 최대관심사는 16일에 있을 연준리 회의에서
올들어 세번째로 미국의 금리인상이 실현되느냐 여부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시장여건을 볼 때 과거와 달리 금리인상 가능성을 좀처럼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인플레면에서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굳히지 못하고 있다.

10월 핵심물가는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옴에 따라 금리인상을 점치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으나 지난주말에 발표된 단위노동비용지수는 매우 낮게 나와 이런
견해를 희석하고 있다.

과열이 우려되는 성장면에서도 3.4분기중 높은 성장률은 전분기 추계방식을
취하고 있는 통계특성상 2.4분기 낮은 성장률에 대한 반등성격이 짙다.

성장내용도 인플레 유발이 거의 없는 첨단기술주가 주도하고 있어 향후
성장세가 지속되더라도 과거처럼 인플레가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를 앞두고 그린스펀 의장의 고심도 이해가
갈 만하다.

현재로서는 현 금리수준이 유지돼거나 금리가 인상된다 하더라도 25bp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유념해야 할 것은 최근 들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거시경제적 효과보다는 시장행태만 중시한다는 점이다.

국내투자가들이 과거처럼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해 과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오히려 이번주 국제금융변수는 일본내의 움직임에 의해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에는 18조엔에 달하는 추경예산을 발표한 바 있다.

16일에는 일본은행이 월별 경제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날에는 오부치 총리의 연설도 계획돼 있다.

일본경제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노력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도 중요한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특히 지난달 금리인상이 너무 성급하지 않았느냐는 반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16일에는 2.4분기 노동비용지수가 발표된다.

향후 유로랜드의 통화정책 기조를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주 엔화 가치는 1백3~1백6엔, 유로화 가치는 1.03~1.05달러대에
서 중심선(pivot value)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리는 지난주말 수준에서 상하 5bp 범위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변수가 있다.

이달 29일로 앞당겨진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마하티르 총리가 계속 집권할지,
지난주 미중 회의에서 한층 높아진 중국의 WTO가입여부와 내년 1.4분기로
잡혀진 대만의 차세대 반도체 공장건립 계획이다.

물론 금융시장 여건자체는 갈수록 안정감이 더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금융시장도 더할 나위없이 좋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외형상으로 금융과 실물간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돼 있고 고성장하에 저물가
라는 신경제 국면을 맞고 있다.

대외적인 시각도 국가신용등급이 조정될 만큼 개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럴 때 일수록 금융시장의 내부역량은 급속히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경제주체들의 위기감이 해이해 지면서 경제전반의 거품화가 촉진된다.

경제성과에 대한 공치사가 시작되면서 사회적인 비용이 따르는 구조조정은
뒷전으로 물러난다.

반대로 금융시장에서는 환차익과 자본이득이 동시에 기대됨에 따라 투기자본
이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 전문위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