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가 겪은 일이다.

지하철에 오르자마자 깜짝 놀랐다.

"칙칙 착착 칙칙 착착"하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둘러 보니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의 헤드폰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주위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그러나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다.

불량 헤드폰인지, 이어폰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같이 탄 사람들에게 모두 들릴 정도의 높은 음량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청력이상자가 아닌지 생각될 정도였다.

참다 못해 "소리가 너무 크다"고 말했더니"네가 뭔데 남 음악 듣는 것을
시비거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학교에 가 친구들한테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더니 그런 일을 겪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단다.

지하철에서 영어회화 테이프를 듣든, 음악을 듣든 누가 뭐라고 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혹시 불량기기인 것을 자기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지적한다면 "피해가 되는 줄 몰랐다. 미안하다"는 반응을 ''
보이는 것이 상식이 아닌가.

지하철에서 음악이나 어학테이프를 들으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만큼 소리가 큰 지를 반드시 확인해 볼 일이다.

엄윤섭 < 건국대 경영학과 4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