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60억달러의 거대 화학업체가 지난해 4억원 외형에 불과한 한국의
벤처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의 ROHM & HASS가 유피케미칼(대표 신현국)에 작년 9월 3백50만달러를
투자했던 것.

협상 5개월만에 종업원 10명도 안 되는 이 회사에 투자를 결정한 건 순전히
기술력에 매료됐기 때문.

유피케미칼이 개발한 기술은 반도체용 고순도 전구체 화합물.

투자자금으로 경기도 평택에 짓고 있는 공장에서 본격 생산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올해말 준공된다.

이 화합물은 2백56메가(영자신문 기준 2천48장 기억)급 이상의 D램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화학약품이다.

화학기상증착(CVD)방식으로 실리콘 웨이퍼에 박막을 입힐 때 쓰인다.

g당 2만원 수준의 고부가가치 약품이다.

국내외에 출원하거나 등록한 관련 특허만도 15건에 이른다.

삼성전자 및 현대전자와 이 화합물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을 공동개발중
이어서 상용화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4년 설립된 이 회사가 이같은 기술력을 확보하게 된 데는 신현국
사장의 철저한 준비 덕분이다.

그는 창업때부터 2000년께 상용화할 기술개발에만 매달렸다.

급여 등 최소한의 경비를 뺀 모든 자금은 연구개발비로 쓴 것.

돈이 없어도 빚을 얻지 않았다.

직원들과 고통을 나누는 식으로 해결했다.

중앙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미국 뉴멕시코대학에서 전구체 화합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92년 귀국해 삼성전자 연구원 생활을 하다 창업했다.

화학전공의 여직원 1명을 데리고 시작했다.

수원 시청 뒤 7평의 작은 사무실에서.

신 사장은 "2백56메가 D램 양산시기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대략 2001년께에는
전구체 화합물로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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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광진 기자 kjo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