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M/NT 획득업체 약진 ]

EM과 NT마크 획득업체들이 IMF위기의 높은 파도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벗어나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업종도 다르고 규모도 제각각이지만 이들 업체는 하나같이 기술력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기술 국산화를 바탕으로 처음엔 수입대체를,나중엔 해외시장 공략을 차례로
진행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선 이들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에 대한 객관적인 "기술 보증수표"가
큰 몫을 한다.

EM과 NT마크가 그것.

새롭고 뛰어난 기술을 개발하고도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아무런
경쟁력도 가질 수 없다.

물론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없다.

EM과 NT마크 인증획득은 기술력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이다.

경제전쟁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을 뒷받침해주는 든든한 응원군이기도
하다.

EM과 NT마크를 각각 획득한 3백7개 업체와 2백29개 업체(98년말 인증 기준)
가 인증받은 제품으로 지난해 거둔 전체매출은 1조2천2백41억원.

이는 97년 9천3백94억원에 비해 30%가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수출액만을 따져 보면 97년 2억9백74만달러에 비해 지난해엔 4억
1백21만달러어치를 수출해 91%라는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국경제가 IMF위기라는 험난한 파도를 넘는데 인증 획득업체들이 눈부신
활약을 한 것이다.

한편 인증 획득업체들의 총매출은 97년에 비해 지난해 5% 줄었다.

하지만 전체 제조업체의 매출감소가 29%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기술력을
보유한 인증 획득업체들은 IMF위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셈이다.

위기의 순간에 기술력이 위력을 발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쇄회로기판(PCB)용 동 박막을 전기분해법으로 생산하는 일진소재산업
(대표 김규섭)은 지난 97년 EM마크를 획득했다.

이 회사는 인증을 받은 후부터 매년 50% 이상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수출시장 개척에도 도움을 받아 현재 세계시장의 8%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7월 NT마크를 받은 쓰리알(대표 윤재열)은 선박용 윤활유 여과기를
생산한다.

이 제품은 선박의 주엔진 및 발전기 엔진오일에 들어있는 5마이크로미터
(1마이크로미터는 1백만분의 1m) 크기의 미세한 불순물까지 걸러준다.

엔진의 수명을 늘려주고 오일교환 비용은 줄여준다.

연간 3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오일교환주기를 최대 20배까지 연장시키기 때문에 수출전망이 밝은
제품이다.

폴리텍(대표 박용관)이 생산하는 폴리에틸렌 볼밸브는 NT와 EM마크를 모두
획득했다.

폴리에틸렌 볼밸브는 전기적.화학적 내식성이 뛰어나다.

시공도 간편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

박용관 사장은 인증획득을 계기로 수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초 유기산계 금속화학세정제에 대해 EM인증을 받은 방산테크노로지
(대표 김석준)도 기술로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을 함께 공략하고 있다.

1단계로 대만업체와 손잡고 대만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세정제는 금속표면에 붙어있는 유지분과 스케일을
동시에 제거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세정제에 비해 폐수발생량도 80% 이상 줄일 수 있다.

그만큼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다.

영창포리머(대표 김재기)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오던 가스미터기용
다이아프램을 개발해 EM과 NT마크를 받았다.

이 제품은 유연성이 뛰어나고 가스와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가스의
부피를 정확히 감지, 계량해 준다.

김재기 사장은 국내외에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화일프레스(대표 진세영)도 해외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해 EM마크를 획득한 옵셋링크 프레스는 기존 제품에 비해 소음이 적고
금형의 수명도 2배 이상 연장시켜 주는 제품이다.

싱가포르 태국 중국 미국 등지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에 출품해 호평을
받았다.

그동안 일본과 대만 제품이 강세를 보였던 동남아시장 및 미주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 장경영 기자 longru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