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고 있으며 디지털시대에 콘텐츠를 잡지
못하면 소니의 미래는 없다"

일본 소니의 이데이 노부유키 사장은 지난 95년 사장 취임 연설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곧 이어 소니의 주력사업방향을 하드웨어에서 콘텐츠로 바꾸었다.

이후 소니는 영상 음반 게임 콘텐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특히 게임사업 분야는 놀랄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소니의 전체 매출액은 6조8천억엔.

이 가운데 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으로부터 거둔 매출은 약 7천억엔정도.

하지만 여기서 생긴 이익은 전체 경상이익에서 가장 많은 비율(38%)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한동안 세계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 닌텐도를
제치고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소니가 닌텐도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네트워크"
구축을 바탕으로 펼친 "윈윈전략"이다.

일본 게임산업의 특징은 하드웨어 제작회사와 소프트웨어 제작회사 사이에
형성된 "라이선시"(licensee) 제도.

즉 게임기를 제작하는 특정 하드웨어제작사의 허가를 받은 소프트웨어
제작사만 해당 하드웨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닌텐도가 처음 고안해 낸 이 제도 덕택에 일본 게임시장에는 졸작 게임
소프트웨어가 발을 붙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닌텐도는 한 가지 중대 실수를 범했다.

하드웨어사와 소프트웨어사간의 "네트워크" 구축에는 성공했지만 하드웨어사
인 닌텐도가 일방적으로 소프트웨어사를 "착취"하는 구조를 만들어 갔던 것.

이 문제점을 포착한 소니는 "상생"의 원리에 충실키로 한다.

우선 소프트웨어 제작사로부터 받는 로열티를 닌텐도의 4분의 1 수준인
5백엔선으로 낮췄다.

또 새로 시장에 내놓는 제품에 관해 소프트웨어 메이커와 상의한 후 적정
수준에서 제조 단위를 결정했다.

이는 최소한 3만개 이상을 요구하는 닌텐도의 전략과는 판이하게 다른
조치였다.

결국 소니는 각종 소프트웨어메이커 우대정책을 통해 자금력이 없는
소프트웨어 제작사도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

재능과 창의성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게 소니의 경영철학이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조성키 위해 노력한 것도 또다른 성공요인이다.

독창적인 제품을 개발한 직원에게는 몇 억엔씩의 보너스를 주는 등 철저한
성과급제도 도입했다.

결국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지 불과 3년여만에 소니는 업계 최고라는
닌텐도를 물리칠 수 있었다.

[ 김휴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erihyoo@seri-samsung.or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