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26일 대우계열사의 손실률은 대강 예상한대로
30% 안팎이고 일부 계열사는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우계열사의 손실률이 50%가 되더라도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거의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이날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을 요약한다.

-대우 실사결과가 아주 나쁘다는데.

"대우 손실률은 기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와 다르다.

기업을 계속 끌고가기 위해 채무조정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적정 채무
조정비율을 의미한다.

채권자가 다 뒤짚어 쓰는 손실이 아니다"

-채무조정을 한다면.

"현재의 손실을 미래의 가능성으로 바꿔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 두는 것이다.

채권금융기관은 부채를 출자전환해 주식으로 보유하거나 전환사채(CB)로
보유하고 주가가 오르면 회수할 수 있다.

채무조정비율이 높을수록 경쟁력과 수익력 있는 기업이 된다"

-원금탕감이 없는 이유는.

"무담보 채권자들은 원금을 탕감하면 비빌 언덕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원본을 남겨 주식, CB로 전환시켜 나중에 건져 보자는 것이다"

-대우 손실률이 예상보다 크다는데.

"시장에서 막연한 기대치로 30% 안팎을 예상한 것 같다.

대강 예상했던 정도의 채무조정이 필요하고 일부 계열사는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

-은행들은 대우 손실로 문제없나.

"대손충당금을 올해 50%만 쌓으면 전혀 문제없고 1백% 다 쌓아도 BIS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8% 밑으로 떨어질 은행은 1~2개 정도다.

이들도 후순위차입으로 메우면 심각할게 없다.

은행들은 가급적 올해 털어버리려고 한다.

그래야 내년에 이익을 내거나 해외DR 발행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투신사는 어떤가.

"시뮬레이션 결과,대우채 손실의 절반을 분담해도 신설투신사는 문제가
없다.

다만 기존 투신사는 경영정상화로 풀어야 한다.

시장불안 요인이 된다면 법절차 따라 공적자금을 넣겠다"

-대우계열사중 워크아웃 탈락 가능성은.

"채권단이 워크아웃플랜을 수용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법정관리, 청산 등)을
택해야 한다.

작년에 은행, 종금 퇴출때처럼 회생가능성이 없거나, 회생가능성이 있어도
회생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면 퇴출시켰다.

이런 원칙은 변함없다"

-대우 대주주나 임직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문제는.

"불법행위나 도덕적 해이는 정부가 좌시하지 않는다.

다만 일처리의 앞뒤가 있어 큰 문제부터 풀고 있다.

대우 아도니스컨트리클럽의 경우 제대로 팔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대우 워크아웃에 정부가 사실상 개입하는 것은 아닌가.

"해외채권단을 의식해 정부는 개입하지 않는다.

채권단과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처리한다.

다만 시간을 질질 끌수 없으므로 절차에 대해선 정부가 철저히 주도한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