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관련 일감이 줄어 고민하던 대형로펌들이 올들어 잇달아 터지고
있는 굵직굵직한 경제사건 때문에 한시름 덜고 있다.

17일 로펌(법률회사)들에 따르면 국내 최대로펌인 김&장 법률사무소는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을 맡아 현대측의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장은 증권분야와 소송분야 전문변호사 10여명으로 팀을 구성, 치밀하게
맞서고 있다.

증권분야의 권위자인 박준 변호사를 비롯, 박병무 전명호 유국현 최윤희
주성민 한상호 이민희 최정수 변호사 등이 뛰고 있다.

대검차장을 지낸 이원성 변호사와 대검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안강민 변호사
등 거물급 전관들도 김&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장은 박성용 명예회장, 박정구 회장,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사장 등이 고발된 금호그룹 주가조작사건과 1조7천억원대의
회사채를 불법적으로 거래해 구속기소된 김형진 세종증권회장 사건도 맡고
있다.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두번에 걸쳐 각각
7백22억원과 2백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
그룹의 행정소송도 법무법인들이 맡고 있다.

삼성은 열린합동이, 현대는 율촌이, 대우와 LG는 김&장이, SK는 우방이
각각 소송대리를 하고 있다.

1차 과징금에 대한 공판은 현재 6~8회씩 진행됐고 2차 과징금은 네차례
가량 열렸다.

이들 로펌은 과징금 부과 후 이의신청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본안소송 등
전과정에서 그룹측을 대변해 왔다.

5대그룹은 최근 부과받은 7백94억원의 3차과징금에 대해서도 이의신청 등
법적구제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5천4백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하고 조중훈 명예회장과 조양호 대한항공사장,
조수호 한진해운사장 등이 구속된 한진그룹은 존폐의 위기감 속에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법률대리는 조 명예회장의 사위 이택희 변호사가 대표인 한미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과 강원은행 현대종금의 합병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농어촌특별세
문제는 법무법인 율촌과 김&장이 맡아 "법개정 추진"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탈세혐의로 2백62억원을 부과받은 보광그룹, 부채탕감분에 대한
세금으로 6천억원을 추징당한 기아자동차 등도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어서
법무법인들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