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사이버마케팅기법은 독특하다.

직접적인 기업 및 제품 홍보보다는 타깃 고객층에게 필요한 정보 및 상담
서비스를 제공,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선진 PR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이른바 "낮은 포복식"의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호주축산공사(MLA) 한국대표부가 운영중인 요리정보 사이트(www.gobeef.co.
kr)는 대표적이다.

이 사이트는 원래 MLA의 쇠고기 수요 촉진을 위한 사이트이긴 하지만
생활요리연구가 박동자씨의 진행으로 쇠고기 요리와 생선 야채 등 다양한
요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마치 재미있게 짜여진 여성 월간지의 요리 코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성 네티즌, 특히 주부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주고객층인 주부들의 수입쇠고기에 대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개선시키고
동시에 수요도 촉진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MLA는 앞으로도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쇠고기 요리법을 보다 알기 쉽게
소개해 주부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오픈한 발기부전 사이트(www.doctor-ed.com)도 성공한 케이스의
하나다.

비아그라의 제조사인 한국화이자가 특별히 제작한 교육용 정보창구인 이
사이트에는 비아그라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다.

다만 발기부전 환자 및 그 배우자를 위한 발기부전의 원인 설명, 온라인
상담코너, 자가 진단법, 남편에 대한 오해와 갈등 없애기 등 유익한 내용을
수록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방문자 연령층도 다양해 20~30대는 물론 50~60대도 찾아오고 있다.

개설 첫날 3천명이 방문, 불과 일주일만에 방문자 수가 2만명을 훌쩍 넘어설
정도였다.

한국화이자는 "스스로도 기대 이상의 반응에 놀랐다"며 "제품홍보보다는
이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싣겠다"고 말했다.

생활용품업체인 한국피앤지가 운영하는 PC통신포럼도 비슷한 경우다.

인터넷과 함께 PC통신에 익숙한 10대들을 위한 공간이다.

천리안 "go clean"의 경우 청소년들이 부담없이 쉬어갈 수 있도록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최대 관심사인 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는게 특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기업의 "낮은 포복식" 사이버마케팅 전략에 대해
소비자들이 자칫 기업이나 제품의 직접 홍보에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는
점을 감안한 고도의 마케팅기법이라고 진단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