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고 강한 기업"을 일구기 위해 경영자들이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일까.

챔피 회장과 두 시간여에 걸친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가 듣고자 했던 얘기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인터뷰는 얼마전 타계한 일본의 전설적 경영 귀재인 고 모리타 아키오 소니
회장에 대한 얘기로 시작됐다.

미국 신문들은 모리타 회장을 특집 기사로 다루면서 "직관에 의존하는 원맨
경영으로 메이드 인 저팬의 신화를 일궈낸 천재 경영인"이라고 극찬한
터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일부 한국 대기업 그룹들의 실패를 "총수 1인의 직관에
좌우되는 독단적인 경영 전횡 탓"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연 어느 쪽이 옳은 지적인가.

이에 대해 챔피 회장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빌려 "현명한 총수에 의한
한정적인 컨센서스 경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영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모든 사람들의 컨센서스를 구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대개의 경우 용렬한 결과로 끝난다는 설명이다.

챔피 회장은 그러면서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을 가장 성공적인
경영인 모델로 꼽았다.

웰치 회장은 GE의 주력인 전기 전자 외에 항공부품 발전 금융 등의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직관을 성공적으로 발동시켰다고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짧은 시간내에 주변의 컨센서스를 수렴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요컨대 "현명한 독재자"가 성공적인 기업을 위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게 챔피 회장의 결론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