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주가폭락 분석/대안제시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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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현 < 고려대 교수 / 경영학 >
지난주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기사들을 살펴보면 답답해진다.
주가폭락, 한진그룹 탈세, 삼성그룹 일가의 변칙 증여 등 우리의 가슴을
우울하게 하는 사건들로 점철된 일주일이었다.
이러한 기사들은 이제 우리 모두가 한국사회와 경제의 어두운 면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경은 주가지수 800선 붕괴에 대한 긴급점검 기사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주식 전문가들의 의견을 게재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매우 평이했으며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접근은 부족했다고
본다.
한경은 주가 폭락의 원인을 수급상황 및 투자심리 불안에서 찾고 기술적
지표의 분석과 설명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주가 폭락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대안제시는 미흡해 보인다.
최근 주가폭락의 근본원인은 대우사태와 부실 투신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봉책으로 일관한 데 있다고 보여진다.
정부가 대우사태와 부실 투신문제를 시장원리에 입각해 정석대로 풀어나가지
않는데 대한 시장의 불신이 주가폭락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어야 했던 것도 경제원리에 맞는 경제정책의 부재
때문이었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대우문제와 부실 투신사 문제는 신속히 정석대로 정면돌파해야 한다.
비록 대우계열사의 워크아웃 일정이 앞당겨졌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현재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주체가 불분명하다.
은행은 구조조정이 실패했을 경우 책임소재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또한 현 경영진은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동기도 능력도 없다.
따라서 대우사태의 조기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유능한 경영진이
대우그룹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긴요하다.
경영진은 시장과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대우사태가 터진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매각이 성사된 주력 계열사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부실투신사 정리도 내년 7월 이후로 미룰 것이 아니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물론 대우사태의 해결이 부실 투신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투신사들이 대우채권 이외에도 부실채권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는 만큼 부실은 놓아두면 둘수록 더 커지게 마련이다.
만약 부실 투신사 구조조정이 정치적인 부담 등으로 계속 늦어질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안고 가는 격이 될 것이다.
물론 신속한 부실 투신 정리가 당장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경제의 건전한 발전엔 실보다 득이 큰 정책이
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지난주 우리를 서글프게 했던 것은 한진그룹과 통일그룹의 탈세사건이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변칙증여사건도 눈에 띄었다.
한경은 5일자에서 한진그룹과 통일그룹의 탈세 사건에 대해 객관적 관점의
심층적인 보도와 분석을 게재했다.
해외거래에서 리베이트를 받는 관행 등이 자세히 소개됐다.
재벌기업에 대한 공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자.
재벌기업은 잘못한 점도 많지만 이들이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한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몇몇 재벌의 이러한 반기업윤리적인 행태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의
반 재벌정서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다양하고도 기발한 수법을 동원한 엄청난 탈세, 주가조작의혹,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이용한 변칙증여를 통한 실질적인 부와 경영권 세습 등 일부
재벌총수 일가의 이러한 행태는 법률위반 여부를 떠나 건전한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에서는 어떠한 논리를 동원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기업가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으
로서 높이 평가되고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기업가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의무와 게임의 룰을 지키는
속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사회에 대한 의무와 규칙을 지키지 않는 기업가는 아무리 그가 많은 부를
창출한다고 해도 더 이상 높이 평가될 대상이 아닌 것이다.
많은 기업인들이 경제현장에서 의무와 게임의 룰을 지키며 묵묵히 열심히
뛰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렇지 않은 일부 기업인들의 행태 탓에 양심적인 기업인마저 매도당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주 한경에 연재된 "국가 전략 다시 짜자"라는 기획물은 우울한 기사
가운데 청량감을 주는 것이었다.
IMF 관리체제로부터 진정 벗어났는지를 분석하고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것은 경제신문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본다.
한경이 내세운 21세기 아젠다 "CS KOREA 2000"은 눈길을 끌었다.
CS가 창의와 속도(Creativity&Speed)를 나타낸다고 하니 21세기를 준비하는
이념으로서 적절하다 하겠다.
< chom@kucc08.korea.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
지난주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기사들을 살펴보면 답답해진다.
주가폭락, 한진그룹 탈세, 삼성그룹 일가의 변칙 증여 등 우리의 가슴을
우울하게 하는 사건들로 점철된 일주일이었다.
이러한 기사들은 이제 우리 모두가 한국사회와 경제의 어두운 면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경은 주가지수 800선 붕괴에 대한 긴급점검 기사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주식 전문가들의 의견을 게재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매우 평이했으며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접근은 부족했다고
본다.
한경은 주가 폭락의 원인을 수급상황 및 투자심리 불안에서 찾고 기술적
지표의 분석과 설명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주가 폭락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대안제시는 미흡해 보인다.
최근 주가폭락의 근본원인은 대우사태와 부실 투신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봉책으로 일관한 데 있다고 보여진다.
정부가 대우사태와 부실 투신문제를 시장원리에 입각해 정석대로 풀어나가지
않는데 대한 시장의 불신이 주가폭락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어야 했던 것도 경제원리에 맞는 경제정책의 부재
때문이었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대우문제와 부실 투신사 문제는 신속히 정석대로 정면돌파해야 한다.
비록 대우계열사의 워크아웃 일정이 앞당겨졌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현재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주체가 불분명하다.
은행은 구조조정이 실패했을 경우 책임소재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또한 현 경영진은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동기도 능력도 없다.
따라서 대우사태의 조기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유능한 경영진이
대우그룹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긴요하다.
경영진은 시장과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대우사태가 터진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매각이 성사된 주력 계열사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부실투신사 정리도 내년 7월 이후로 미룰 것이 아니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물론 대우사태의 해결이 부실 투신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투신사들이 대우채권 이외에도 부실채권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는 만큼 부실은 놓아두면 둘수록 더 커지게 마련이다.
만약 부실 투신사 구조조정이 정치적인 부담 등으로 계속 늦어질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안고 가는 격이 될 것이다.
물론 신속한 부실 투신 정리가 당장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경제의 건전한 발전엔 실보다 득이 큰 정책이
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지난주 우리를 서글프게 했던 것은 한진그룹과 통일그룹의 탈세사건이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변칙증여사건도 눈에 띄었다.
한경은 5일자에서 한진그룹과 통일그룹의 탈세 사건에 대해 객관적 관점의
심층적인 보도와 분석을 게재했다.
해외거래에서 리베이트를 받는 관행 등이 자세히 소개됐다.
재벌기업에 대한 공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자.
재벌기업은 잘못한 점도 많지만 이들이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한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몇몇 재벌의 이러한 반기업윤리적인 행태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의
반 재벌정서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다양하고도 기발한 수법을 동원한 엄청난 탈세, 주가조작의혹,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이용한 변칙증여를 통한 실질적인 부와 경영권 세습 등 일부
재벌총수 일가의 이러한 행태는 법률위반 여부를 떠나 건전한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에서는 어떠한 논리를 동원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기업가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으
로서 높이 평가되고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기업가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의무와 게임의 룰을 지키는
속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사회에 대한 의무와 규칙을 지키지 않는 기업가는 아무리 그가 많은 부를
창출한다고 해도 더 이상 높이 평가될 대상이 아닌 것이다.
많은 기업인들이 경제현장에서 의무와 게임의 룰을 지키며 묵묵히 열심히
뛰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렇지 않은 일부 기업인들의 행태 탓에 양심적인 기업인마저 매도당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주 한경에 연재된 "국가 전략 다시 짜자"라는 기획물은 우울한 기사
가운데 청량감을 주는 것이었다.
IMF 관리체제로부터 진정 벗어났는지를 분석하고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것은 경제신문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본다.
한경이 내세운 21세기 아젠다 "CS KOREA 2000"은 눈길을 끌었다.
CS가 창의와 속도(Creativity&Speed)를 나타낸다고 하니 21세기를 준비하는
이념으로서 적절하다 하겠다.
< chom@kucc08.korea.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