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진 사장 약력 ]

<> 65년 인천생
<> 제물포고
<> 서울대 기계공학과
<> 89년 아래아한글 개발
<> 90년 한글과컴퓨터 설립
<> 98년 한글과 컴퓨터 경영권 전하진 사장에 위임
<> 99년 드림위즈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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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은 5백53번째 한글날.

이 날을 맞는 이찬진(34) 드림위즈 사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그가 서울대 공대시절 만들어 낸 "아래아 한글" 워드프로그램이 세상에
선보인지 꼭 10년째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래아 한글은 첫 제품인 1.0버전부터 지난 6월 나온 아래아한글97기능
강화판까지 모두 4백30만개가 팔린 "한국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였다.

전 세계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석권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시장에서
고전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아래아 한글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

그리고 이찬진 사장은 "한국의 빌 게이츠"로 불리며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군림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한글"얘기를 애써 피하고 있다.

그가 세웠던 한글과컴퓨터를 떠나면서 아래아 한글과도 인연을 끊은 상태다.

모두 IMF(국제통화기금) 한파가 남긴 상처다.

"한글" 신화의 주인공인 그는 최근 "생활인터넷"을 표방한 포털사이트
"드림위즈(www.DreamWiz.com)"를 열면서 인터넷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찬진 사장은 이제 "아래아 한글을 만들어 낸 사람" 보다는 인터넷
기업가로 불러주기를 원한다.

회사이름 "드림위즈"는 꿈을 나타내는 "드림(dream)"과 마법사를 뜻하는
"위저드(wizard)"의 합성어.

인터넷이 생활과 밀착돼 사람들의 꿈과 소망을 이뤄주는 마법사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포털사이트와의 차이점이 뭐냐고 묻습니다. 사실
드림위즈의 기능들은 웬만한 인터넷사이트에는 다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쓸 수 있는 기능이 얼마나 많으냐가 아니라 작은 기능이라도
얼마나 편리하게 쓸 수 있게 만들었는가 하는 거지요"

이 사장은 인터넷사업을 운영하면서도 아래아 한글의 철학을 살리고 있다.

"드림위즈개발팀과 사이트에 무슨 기능이 추가돼야 사용자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지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간을 많이 갖습니다"

얼마전에는 사이트에 "사다리 타기" 기능을 넣자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사용자가 원한다면 아무리 작은 기능이라도 드림위즈를 통해 구현하겠다는
것이 이 사장의 생각이다.

"편리한 서비스는 기술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드림위즈에는 아래아한글5.0
개발을 총지휘한 정내권 부사장을 비롯한 유능한 프로그램 개발팀이
있습니다"

드림위즈는 검색기능 중심의 포털 1세대와 검색서비스에 E메일 게시판 등을
추가한 포털2세대를 뛰어넘은 3세대 포털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사장은 3세대 포털이란 모든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편리한 인터넷
생활을 뒷받침해 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모든 서비스를 컴퓨터 뿐 아니라 핸드폰 전자수첩 가전기기
등으로도 쓸 수 있는 4세대 포털사이트가 등장할 것입니다. 드림위즈는
이같은 흐름에 앞장설 것입니다"

인터넷 기업가로 변신한 이 사장의 새로운 도전이다.

< 송대섭 기자 dsso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