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운 대사 약력 ]

<> 45년생
<> 영국 왕립 사관학교, 서섹스대학
<> 77년 1등 서기관
<> 89년 총영사
<> 94년 중국주재 참사관.중국 수출진흥국장
<> 97년 주한 영국대사
<> 99년 귀족작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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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방앗간을 현대적인 미술 갤러리로"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사옥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 밀레니엄 상품
전시회"에 참석한 스티븐 브라운 주한 영국대사는 전시회 의의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어떤 사물에 디자인 개념이 도입되면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디자인은 인간의 머릿속에 갇혀있는 지식을 현실에 응용해 자유롭게
표현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지식기반" 산업이라 할 수 있죠. 지식을 실제
생활에 활용함으로써 사람들이 더욱 편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모든 이들에게 영국 디자인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이 밀레니엄 상품전은 영국 정부가 새 천년 영국을
대표하고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제품들을 모아 전시하는 행사.

지난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인도 중국 등 세계 각국을 돌며 열리고 있다.

브라운 대사는 올해 영국 여왕 방한을 계기로 두터워진 한국과 영국 두
나라의 관계를 한층 견고히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서울시 건축문화상 금상을 받았을 정도로 디자인이 돋보이는
한경사옥에서 전시회를 열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라운 대사는 디자인 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미래지향적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그는 <>혁신 <>창의성 <>미래지향적 사고
<>개척정신을 꼽았다.

이는 21세기 생존전략과도 통한다는 것.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력, 실험정신을 북돋움으로써만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
하는 기술 역시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과 디자인은 쌍두마차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 빨리
달려서는 제대로 속도를 낼 수가 없죠. 같이 발맞춰 나갈 때 최대의 속도가
나오니까요. 서로가 서로를 발전시키는 상승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선
기술과 디자인의 균형있는 발전이 절실합니다"

멋진 디자인을 창조하려면 "고통스런 창조"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오래도록 사랑받는
제품이 탄생한다는 것.

그는 디자이너가 제품에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화룡점정의 고사처럼 살아 움직이게 한다는 것.

싱싱한 생명이 깃든 제품은 그렇지 못한 제품보다 수십, 수백배 값으로
팔리는 것이 현실.

앞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보다 다지인을 중시할
것이라는 게 브라운 대사의 전망이다.

브라운 대사는 한국의 디자인 산업에 대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한국적 정서를 디자인으로 형상화하면 세계 어느곳에서도 모방할 수 없는
독창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방실 기자 smil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