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몸이 불편하지만 저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가끔씩 깨닫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면 서로 나누면서 살자고
아내와 얘기하곤 하죠. 이번 공연에 "결식 소년소녀가장 돕기"란 타이틀을
붙인 것도 이때문입니다"

지난 93년 한국인 테너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
에서 우승한 최승원(38)씨가 3번째 고국무대에 선다.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뒤파르크의 "여로에의
초대", 슈베르트의 "님의 초상" "우편마차", 윌리엄스의 "4개의 찬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세계 각국의 페스티벌에 참가해 성원을 받은 곡들을 중심으로 모았습니다.
한국적인 정서와 가을 분위기에도 맞는 곡들이죠. 소프라노 김향란,
비올리스트 박성현과 함께 하게 돼 정겨운 느낌을 주는 작은 페스티벌이
될 것 같습니다"

그는 내년에 잉글리시챔버오케스트라와 새음반을 낼 계획이다.

"프랑스 아리아 모음집이나 아리아 베스트집 중에 하나와 성가곡집을 내년
4-5월에 낼 생각"이라고 말한다.

삼성 레이블로 나온 "이히 리베 디히"와 "노스탤지아" 이후 그의 음반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 같다.

그는 "한국의 안드레아 보첼리"란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보첼리보다 내가 더 먼저 세계무대에서 각광받았다"는 말로 답했다.

예술인으로서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첼리, 이츠하크 펄만과 함께 한 무대에 올라 장애인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연주회를 갖는 것이 꿈"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내년에는 국내 무대에서 오페라 라보엠을 해보고 싶다고 살짝 귀뜸하기도
했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